매일신문

"금한령, 이번엔 게임?" 대구업계 긴장

현지 신제품 허가 중단 나돌아…中 회사도 한국행사 급취소 "사실이라면 中企 더 큰 타격"

중국에 수출 중이거나 수출을 앞둔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중국의 '한국산 게임 금지령' 소식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게임사이자 유명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 예정이던 온라인 마케팅 상품의 발표회를 돌연 취소했다.

텐센트 측은 자사 임원의 개인 사정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는 행사를 급히 취소하는 일이 이례적이어서 이번 사례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이 미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자가 최근 현지 한국 게임사 관계자들을 불러 '신규 판호(인허가)가 나오지 않을 것이니 조심하라'란 비공식 발언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를 텐센트의 한국 행사 취소와 직접 연관짓기는 어렵지만 전체 분위기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한국산 게임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판호가 나오지 않으면 신규 게임 출시를 전혀 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게임에 대해 판호 절차를 중단했는지는 아직 불명확한 상태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각각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판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현지 판호 절차와 관련해 아무 변동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넷마블 관계자는 "단 판호 정책은 불확실성이 많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호 금지가 사실로 나타나면 대형 게임사보다도 중소 업체가 입는 타격이 훨씬 클 전망이다. 대형 기업은 중국 유력사를 현지 파트너로 삼아 금지령을 피할 수 있으나, 자력으로 수출해야 하는 영세 개발사는 판매 중단을 피하기 어려워서다.

대구 한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중국 수출을 앞둔 상황에서 '게임 금지령' 소식이 기정사실인 양 돌고 있어 걱정이 크다. 수출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계약이 무산되면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퍼블리셔사(배급사)에 게임을 판매한 뒤 한국산 게임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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