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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주자 '성지' 된 서문시장 "설 대목보다 몇배 더 바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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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이회창 방문 후 상징성 커져

대구 서문시장 구역별 상가연합회에서 간부를 맡고 있는 A씨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각 정당별 대선 주자들이 연이어 서문시장을 찾으면서 시장 소개와 안내, 간담회 일정 등을 소화하느라 숨 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설 대목보다 몇 배나 더 바쁜 것 같다. 굳이 온다는 데 막을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서문시장이 분주하다.

영남 민심의 척도로 통하는 서문시장이 대권가도의 필수 코스를 넘어 보수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면서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하루에만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같은 당 김진태 국회의원이 서문시장을 다녀갔다. 앞서 18일에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이곳을 찾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인 1996년 12월 서문시장을 찾아 1시간 동안 상인들을 만났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대선을 앞둔 1992년 10월 대구 이현공단을 둘러본 뒤 서문시장에 들렀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역시 1997년과 2002년 두 번의 대선에서 고비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급기야 서문시장을 두고 후보들 간 '사랑싸움'이 일기도 했다. 한국당 경선 후보인 홍 지사와 김 의원은 최근 서문시장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정치권은 서문시장의 정치적 상징성이 커진 결정적 계기가 199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회창 전 총재 때라고 입을 모은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해 귀족 이미지가 강했던 이 전 총재의 서민 이미지를 키우기 위해 당시 참모들이 서문시장을 꼽았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가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 갔다가 싸늘한 민심에 의기소침해하자 차선으로 택한 곳이 서문시장이었다는 것. 이 전 총재는 당시 서문시장에서 서울의 시장과는 달리 상인들이 쌈짓돈까지 내놓으면서 후원금을 내미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때부터 이 총재의 서문시장 사랑은 시작됐고, 보수 후보들과 지역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서문시장을 넘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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