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3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 번의 드라마'를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 과정을 설명하며 "이인제를 뒤엎고, 정몽준과 단일화에 성공하고, 당시 여의도를 지배했던 이회창을 꺾는 세 번의 드라마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꺾고, 개혁 세력의 대연합을 이룩하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꺾겠다. 3차례의 드라마가 필요하고 그것이 연출될 것"이라며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변화와 개혁. 안정이다. 우리는 커다란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국민들이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개혁의 시발점이 촛불 시민혁명이었다. 이들의 요구는 새로운 사회 건설이다. 개혁을 안정적으로 이뤄야 하고, 개혁 그 자체가 국민에게 피곤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또 우리 국민들에게 '내가 열심히 일하면 나라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대통령의 과제다. 제가 살아온 삶과 경력, 경기도지사를 하며 보여준 경제를 실적으로 우리나라를 안정적으로 개혁하겠다.
-왜 손학규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대통령 후보 모두가 훌륭한 공약을 낸다. 공약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다 같은 공약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천할 능력이다. 살아온 삶과 세계 감각, 통합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첫째, 우리는 대통령의 살아온 삶을 보고 뽑아야 할 때가 됐다. 대통령은 평범한 삶을 산 사람이어야 하고, 민주주의의 확고한 신념과 민주화 경험이 있어야 한다. 둘째, 세계 감각이다. 민주화 운동을 하며 청년기를 보냈고, 유신이 끝난 뒤 영국에 유학을 갔다. 그때 해외에 나간 것은 세계를 보기 위해서였고 경기도지사를 하며 '세계 속의 경기도' 표어를 만들어 74만 개 일자리를 만들었다. 또 하나는 통합의 능력이다. 민주당 대표를 두 번 하며 야권 대통합을 이뤘다. 지금 대통령은 위기를 극복하는 경험을 갖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경선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와 지지율에서 앞선다. 안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며, 어떻게 이길 것인지 설명해달라.
▶안 전 대표는 똑똑하다. 국민의당을 만들고 지난 총선에서 제3당을 만들었으니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문제는 현재 이 위기와 개혁을 누가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해낼 것이냐다. 국민을 누가 통합하고, 한반도 평화를 누가 이룰 것인가. 국민의당 후보로서 민주당의 문재인을 이길 사람이 누구인가를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안 전 대표가 사람들이 "안철수 당이니까 안철수가 후보가 됐다"고 할 것이고. 더민주를 이기지는 못할 것이다. 제가 후보가 되면 국민의당에 변화가 있는 것이고, 손학규가 개혁 세력을 모아 문재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개헌의 필요성과 필요하다면 그 개헌에 담길 주요 내용은?
▶해야 한다. 첫째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저는 독일식 책임 총리제를 선호한다.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권한이 나눠져야 하고, 국민이 함께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연립 정부가 불가피하다. 또 국민 기본권이 확립되고 국민주권시대를 여는 개헌이 돼야 한다. 양성평등을 비롯해 국민의 기본권이 확대되는 내용을 담아야 하고, 특권과 기득권을 배제하는 개헌이 돼야 하기 때문에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 개혁이 개헌에 반영돼야 한다.
-개헌 시기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가 임기를 같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2020년 6월 국회의원 선거 때 새 헌법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통령 임기가 자동으로 3년으로 제한되는 헌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대북'외교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저의 대북관'한반도관은 분명하다. 한반도에 전쟁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나라는 그냥 망한다. 안보는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무기 개발도 상대가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1993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 폭격을 결심했을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은 몸으로 막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교류협력을 제도화했다. 지금은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사드 배치도 미국과 협의해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잘못됐고, 중국과 직접 협의를 해야 했었다. 지금부터라도 미국, 중국과 한 테이블에 앉아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해야 하고 한국이 이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
-손 전 대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저평가 우량주'라고 한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제가 오랫동안 정치에서 떨어져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손학규를 모른다. 많은 분이 "손학규 정치 떠난 거 아니냐"고 하고, 제가 개헌을 이야기하니까 "저 사람 총리 하려는 거 아니냐"고 하신다. 대통령 선거가 본격 진행돼서 국민의당에서 누가 제1당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면 경험과 지혜와 능력을 갖고 있는 손학규를 국민의당 후보로 선택하실 것이다. 국민의당이 앞으로 개혁 세력의 연합과 연대로 연립 정권을 구성하겠다는 국가 비전을 미리 제시하면 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개혁 세력과 연대는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대선 전 연대는 가능한가?
▶국민의당 경선이 끝나고 대선 후보 등록 전(4월 15일)까지 결정적인 것이 이뤄질 것이다. 지금 어느 당, 어떤 후보와 연대한다고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지만 바른정당이 1차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주당 내 개혁 세력도 논의 대상이고, 그 밖에 정치권 안팎에 있는 사람들과 다 같이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연대가 이뤄질 고리가 될 만한 것이 있나?
▶지난 한 달간 변화를 보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주자 1위로 지배했지만 그냥 나왔다가 떨어졌다. 그리고 손학규가 국민의당에 합류했고,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했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대선 출마설이 변화의 조짐이고, 대선 전까지 대단히 빠른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금 누가 누구와 어떻게 한다, 이것을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고 대선 후보 등록 전까지, 심지어는 후보 등록 이후에도 그런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대연정 대상에 자유한국당도 포함이 되나?
▶포함되지 않는다. 국민에 의해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바타'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한국당에서도 후보가 나오긴 하겠지만 본선에서는 중요한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양강 구도를 이룰 것이다.
-지방 분권과 지역균형 발전 전략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이번 헌법 개정의 주요 과제는 분권 강화다. 인사권과 재정권을 독립하는 것인데 지방 자치를 하다 보면 과장 직급 하나 늘리는 것도 중앙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제가 경기도지사 할 때 세종시 행정중심 복합도시와 혁신도시에 동의했다. 경기도 입장에서 세종시는 (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시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고, 혁신도시는 용인시와 성남시에 있는 공기업을 이전해야 하는 것이었으나 동의했다. 세종시 수도 이전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때문에 할 수 없더라도 세종시가 행정중심도시 역할을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지방신문협회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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