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생들의 시각 Campus Now!]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친구들과 함께하는 SNS 대화방에서 취업 이야기는 어느새 일상이 돼버렸다.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일 등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남는 것은 무거워진 마음과 걱정뿐이다. 다른 대화방에서 취업은 차마 꺼내지 못하는 주제 중 하나다. 이미 취업에 성공한 친구가 있는 반면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않은 친구도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이야기를 하며 웃고 떠들던 친구들이 어느새 하나둘씩 사회인이 되어간다.

나 또한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진다. 주변에선 "여자가 26살이 넘으면 취업하기 어렵다. 이미 졸업이 늦어 대기업에 입사하긴 어려울 것이니 공무원을 알아봐라" 등과 같은 말을 한다. 흔들리긴 싫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힘들다. 지난 15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135만 명이며 청년 실업률은 12%에 달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취업준비생과 고시생 등을 더하면 그 수치는 훨씬 높아진다. 특히 대구는 3년 연속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으면서 취업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커지고 사회 양극화가 굳어지면서 사람들이 '방향'이 아닌 '속도'에 집중하는지도 모른다.

사회는 어쩌면 하나의 '방향'만 제시하는지도 모른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안정적인 직업을 지향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몇 년 전부터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2017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원서 접수자가 22만8천 명으로 4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변에서 휴학하는 친구 중 다수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시험이 그나마 공정한 경쟁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붙고 나면 그래도 '먹고살기' 괜찮은 직업이기 때문일까. 아마 둘 다인 것 같다.

하지만 안정된 삶은 모두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오진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들겠다던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공정한 사회 속에서 가능하다. 지금처럼 지역 불균형과 사회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시기엔 사회가 제시하는 '속도'가 최우선인 상태로 우리는 살게 된다. 정말 '나의 꿈'을 이루려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때 필수불가결한 것은 내 꿈의 지지대가 될 공정한 사회와 탄탄한 사회안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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