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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북경찰청의 脫권위주의 시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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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에 가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사진들이 걸려 있다. 경찰청 5층 대회의실 출입문 오른편에 걸린 51명의 얼굴 사진이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1970년 이후 매년 퇴직한 경북 경찰관 가운데 다른 퇴직 동료보다 단 하루라도 더 근무한 이들이다. '경북경찰을 묵묵히 지켜보신 분'이라는 사진 위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런 사진을 내걸자는 아이디어를 낸 이는 박화진 경북경찰청장이다. 박 청장은 역대 경찰청장 사진만 걸던 관행을 깨고 지난달 23일 장기근속 직원 사진도 대회의실에 걸었다. 1~2년 재임기간이 끝나면 떠나는 청장뿐만 아니라, 후배들과 함께 땀 흘린 선배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것부터가 조직 변화의 건강한 시작이라는 취지를 담았다고 한다.

경북경찰청의 이 같은 시도는 탈(脫)권위주의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고 일선 경찰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휘관만 기억하고 예우해주는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는 경찰관들이 주역이라고 소속기관의 장이 예우해 주는 데 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작은 시도이긴 해도, 경북경찰청 대회의실에 걸린 장기근속 퇴직 경찰관 얼굴 사진들이 전해주는 울림은 결코 작지 않다.

특권 의식과 과잉 의전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꼽힌다. 상사 또는 고위층이라는 이유로 목에 힘주고 갑질을 일삼는 사회 분위기 저변에는 그릇된 권위 의식이 깔려 있다. 권위주의는 수평적이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막고 소통 문화를 갉아먹는다. 따지고 보면,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불행한 사건도 직언할 만한 참모들이 권위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탈한 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권위주의가 우리나라를 좀먹는다는 인식에 따라 사회 각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특권 의식 척결, 의전 간소화, 탈권위 경영 등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고 조금씩 반향도 나타나고 있다.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안착시키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없다. 그 출발은 사회 지도층의 권위 의식 내려놓기와 구시대적 의전 문화 탈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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