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인이 뱉어내는 말의 저속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 저속한 말이 나올 때마다 여론의 비판이 뒤따랐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저속한 말이 마치 재치와 유머라도 되는 듯 착각하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의 박근혜 전 대통령 조롱 발언은 이를 잘 보여준다.
안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 중이던 시간에 인터넷TV와 인터뷰에서 "그분은 변기가 바뀌면 볼일을 못 본다. 서울구치소장이 오늘 빨리 변기 교체를 해놔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이 아니라, 인도적 차원이다"라고 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있을 때 국정간담회 참석차 인천을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시장실 변기를 청와대가 교체했다는 일화에 빗대 박 전 대통령을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도 이 일화를 전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변기 공주'라고 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영장 발부 뒤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제일 괴로운 과정은 머리핀을 뽑는 것이 아닐까 싶다"며 안 의원의 조롱에 맞장구를 쳤다. 박 전 대통령이 평소의 헤어스타일인 올림머리를 풀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을 희화화(戱畵化)한 것으로, 대통령에서 수인(囚人)으로의 전락을 고소해하는 듯한 인상을 물씬 풍긴다.
이런 말들은 안 의원의 말이 폭소를 자아낸 것처럼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는 환영받거나 유머 감각이 있다는 호평을 받을지 모른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대두한 국민 통합에 역행하는 저급한 정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받고 구치소에 수감된 것은 개인적 불행을 넘어 국가적 불행이다.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국민의 정신적 상처를 덧나게 해서는 안 된다. 안 의원과 정 전 의원의 말은 그 상처를 더 깊이 후벼 판다. 이렇게 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개탄스럽다.
안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자신의 말들을 재치있는 유머로 여길지 모르지만 국민에게는 그들 심성의 저속'경박'황폐함을 재확인해줄 뿐이다. 비판하고 조롱하되 격과 품위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것 없는 비판과 조롱은 '언어 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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