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 편의점 알바 살인 사건, 공개 사과하라"

업체, 홈피에 사과 입장만 발표…노동·시민단체 "사건 은폐" 실망

경산의 한 편의점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 노동자 살인 사건과 관련해 노동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편의점 본사의 무책임한 처사를 비판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경산 C편의점 대리점에서 30대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지만 본사 측은 지난 4일 홈페이지에 사과를 언급하는 입장문만 내놓았다.

알바노조 대구지부와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12일 "본사의 입장문은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무마'은폐하려는 모호한 문장으로 가득하고 사과로 보이지 않았다"며 "본사 회장과 대표가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직접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바노조에 따르면 C편의점 본사는 사건 발생 이후 100일을 넘긴 지금까지 유가족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고 보상과 유감 표명 역시 제대로 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본사 측은 사과와 대책을 발표해야 하지만 일방적으로 홈페이지에 입장을 올리고 그 사실을 알리는 문자만 보내왔다. 마치 유가족과 얘기가 된 것처럼 입장문을 올려 매우 실망스럽다"는 뜻을 알바노조를 통해 전했다.

알바노조 측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강화해 대응에 나선다. 유가족과 피해자 지인, 알바노조로 구성된 '경산 C편의점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을 시민대책위원회로 확대'개편할 방침이다. 비정규직없는세상, 청년유니온, 평등노동자회 등 시민사회단체 10여 곳도 참여한다. 김영교 알바노조 대구지부장은 "편의점 노동자는 심야에 혼자 근무하는 데다 강도가 들면 가해자 방향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당 편의점의 모든 매장 인테리어를 바꾸도록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C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편의점 노동자 안전을 위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회사 입장은 이미 공지했기 때문에 더 내놓을 것은 없다"며 "도울 부분이 없는지 유가족과 대화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바노조 대구지부와 '경산 C편의점알바노동자살해사건 해결 및 안전한 일터 만들기 시민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대구 동구 신천동 C편의점 본사 경북영업부 사무실 앞에서 '본사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 오후 서울 본사 앞에서는 '추모 촛불문화제'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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