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여기가 정말 10년 전 그 동대구가 맞나?'
얼마 전 대구를 방문한 지인이 갑자기 '감탄사'를 내질렀다. 오랜만에 대구를 찾은 그는 변화된 동대구역 일대를 보며 놀란 모습이었다. 대학 졸업 후 줄곧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대구 촌놈'이라 놀릴 때마다 은근히 주눅이 들었는데 괜히 우쭐해지고 기분이 좋았다.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물론 대구신세계백화점이었다.
작년 말 문을 연 대구신세계가 동대구 일대를 변화시키고 있다. 신세계의 등장으로 예전의 불편하고 낙후되어 있던 터미널을 비롯한 제반 시설들이 현대적인 건물로 바뀌었다. 특히 오픈 100일 만에 방문객이 1천만 명에 달하고 그중 절반이 대구가 아닌 경북을 비롯한 외지인이라는 점에서 인구 유입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유명 관광지 해운대를 끼고 있는 신세계 센텀시티의 외지인 비율이 30%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구신세계가 해운대를 뛰어넘는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신세계 개장의 순풍을 타고 동대구 일대에 변화를 가속화할 또 다른 대형 이슈가 오늘 모습을 드러낸다. 지역 토종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 신천동 귀빈예식장 부지에 첫선을 보이는 대백아울렛은 기존의 아울렛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쇼핑과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를 받고 있다. 한섬전문관과 빈폴종합관 등 고급 브랜드를 비롯해 최신 패션 브랜드들과 카페, 전문식당가 등이 종합적으로 구성된 시설을 선보이며 대구 유통의 전성기를 되찾겠다는 분위기다.
유통 업체들로부터 시작된 바람이지만 이 정도라면 몇몇 큰 유통 업체가 생기는 수준을 넘어 대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타지역 사람들이 대구에 오면 꼭 한번 들르고 싶어했던 백화점들을 비롯해 한강 이남 유통의 메카였던 대구가 2009년 부산의 신세계 센텀시티 오픈을 시작으로 부산, 경남 등 타지역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지난 10년 동안 대구의 유통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이웃 부산뿐 아니라 타 시'도는 유통을 중요한 동력으로 삼았다. 특히 부산'경남의 경우 김해 롯데 아울렛에 이어 부산 기장의 신세계 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을 비롯해 동부산 롯데 아울렛까지 들어서 대구를 비롯한 타지역 쇼핑 수요를 강하게 흡수하고 있다. 이제 대구 사람들도 부산, 경남으로의 쇼핑을 자연스레 생각할 정도까지 돼버렸다.
이제는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차례다. 대구시는 유통 업체들이 마련한 발판을 더욱 단단히 하고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도시 기반 시설 확충을 통한 시민 편의 증대, 새로운 사업으로 인한 일자리 마련, 관광지와 같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찾는 외지 인구 유입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남은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동대구 고가교 공사의 차질 없는 완공과 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 동대구 일대의 교통이 개선을 넘어 원활해질 수 있도록 해 앞으로 늘어날 교통과 유동 인구에 대비해야 한다. '대기업 유통 업체의 지역 기여도'와 같은 제도 역시 손질할 필요도 있다. 유통 업체들을 감시'감독하기 보다는 대구의 경제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으로 대구시의 예정된 개발 사업이 줄을 잇고 있다.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비롯해 2019년 예정된 서대구 KTX역사 신설, 서부권 핵심 랜드마크로 기대되는 2023년의 서대구 복합환승센터 개장, 낙후된 북부정류장 일대 개발 등이다. 이러한 대구시의 개발 사업에 동대구 일대의 변화는 더욱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좋은 본보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앞으로 대구에 제2, 제3의 동대구와 같은 호재들이 될 것이다. 대구시는 이제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들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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