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골프장이 운영난으로 아우성인데 대구 달성군이 낙동강변에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국내에 유례가 없는 인조잔디 골프장이라고 한다. 낙동강 수질 오염 우려 여론을 의식한 고육책으로 보이지만, 사업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인조잔디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회의적이다.
달성군이 인조잔디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곳은 구지면 오설리 낙동강변 21만여㎡ 부지다. 2015년 한국잼버리대회가 열린 이곳에다 7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9홀 규모의 골프장 조성 공사를 내년 초 시작해 2019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운영은 달성군시설관리공단에 맡긴다는 복안이다.
낙동강 수변공원을 활성화하고 군민에게 여가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이해되지만, 충분한 사업성 검토를 거쳐 이 같은 계획이 나왔는지 의구심이 든다. 안 그래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골프장이 포화 상태다. 전국에 550여 개 골프장 중 상당수가 운영난을 겪고 있으며 대구'경북에서도 7곳이 도산 위기에 몰려 있다.
지자체가 모험자본도 아닌데,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유례가 없으며 사업성 검증도 되지 않은 인조잔디 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무모해 보인다. 70억여원을 들여 조성해놨는데 정작 골프 애호가들로부터 외면받는다면 인조잔디 골프장은 혈세만 날리고 매년 운영비를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
천연잔디가 아닌 인조잔디를 깔기 때문에 낙동강 수질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동강변 골프장이 환경 훼손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역환경단체들도 낙동강변을 개발하는 공사 자체가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인조잔디는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 배출 논란 때문에 학교 등에서 철거되는 추세이다.
골프장 조성이 그리 시급한 현안일 수는 없다. 달성군은 결론부터 내려놓고 절차를 짜맞추려 해서는 안 된다. 원점에서 사업성과 타당성을 면밀히 따져본 뒤 골프장 조성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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