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송유관 중단' 최고 압박 카드 거론…北 선택 남았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12일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를 계기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 미국은 미'중 무역불균형 문제에서 중국에 혜택을 주겠다는 이른바 '빅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이 보폭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외견상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대북 압박의 강도를 이전보다 높이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미국 쪽에 한 클릭 다가선 모양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을 철회하면서까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제외' 조치를 했다. 중국 당국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을 통해 최고 수준의 압박책이라고 할 '대북 송유관 중단'도 불사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아울러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은 평화'안정 유지 의무를 깬 것이어서 북'중 상호방위조약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최고 수위의 압박이다.

최근 며칠 새 중국은 외교부 등 대외 접촉 채널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무력 사용은 안 된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다른 한편으로 북한에 추가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요구와 함께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되, 대화보다는 제재에 더 방점이 찍힌 것이다.

이 때문에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14일 베이징(北京)으로 돌아간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이기도 한 우다웨이는 회담 재가동을 목적으로 한국을 장기 방문했다는 점에서, 곧이어 북한으로 향한다면 그 목적이 분명해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분명한 입장이 이전과는 다른 강도로 북한에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면서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북한을 연이어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다웨이 등이 방북한다면 15일 태양절(김일성의 생일)을 앞두고 조성됐던 한반도 긴장 상황은 대화 국면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중국의 대외적인 북핵 해법은 여전히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다웨이 등이 방북한다면 중국은 이런 해법을 강조하는 한편 미'중 정상회담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북한 측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을 내놓은 대로,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북한 내에서도 '미묘한' 변화 기류가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태양절을 이틀 앞두고 전날 평양에 초청한 200여 명의 외국 기자들도 불러 평양에 조성한 호화 신시가지인 여명거리 준공식을 했다. 여기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참석했다. 군사적 위력 시위보다는 김정은의 경제적 업적으로 평가되는 여명거리를 국제사회에 보여준 것이다. 북한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산하에 19년 만에 외교위원회를 부활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한이 유례없는 중'미 압박 공조 속에 '마이웨이'를 고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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