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심각합니다. 심지어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두고 여러 가지 옵션을 꺼내놓고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사자이기 때문에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뜻을 관철해야 합니다.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저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별도의 취임식 없이 국회에서 취임 선서만 하고 바로 미국과 한반도 안보 문제를 논의할 것입니다."
14일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안보 문제부터 꺼냈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후보는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아무 기능을 하지 못하듯, 안보가 불안하면 국가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안보현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아울러 안 후보는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역을 동서로 나누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의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헌법 개정을 통한 구체적인 지방분권 실천방안도 내놨다.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올해 9월 정기국회에 지방분권형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대구경북 현안에 대해선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가려운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갈 복안을 묻는 질문에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선보일 것"이라고 답했고 집권 후 안정적인 통치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연정과 후보 단일화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에는 "내 세력을 키워 상대를 누르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말 그대로 협치를 제대로 실천하는 새로운 정치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통합 대구공항 지원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대구공항이 대구지역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특히, 군사공항 역할까지 수행하는 대구공항을 현 위치에 그대로 두는 것은 보상 등 사회적 비용의 문제를 떠나 대구의 장기적인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공항은 대규모 국가 인프라 사업이기 때문에 관련 사항들이 충분히 논의되고 연구용역 등을 통해 대구의 장기적인 발전방향과 연계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경북은 전국 최대 원전 밀집지다. 방사성폐기물처리장까지 받았다. 국가적 전력사업 협조에 대한 정부 지원책은?
▶원전 문제는 지역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고민을 함께 해야 할 사안이다. 항구적 대책을 수립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작년 9'12 경주 지진으로 주민들의 불안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원전과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점검하겠다. 신규원전 건설 금지, 설계수명 종료 노후 원전 가동 중단 및 폐로에 대해서는 10대 공약으로 약속을 드린 바 있다. 방폐장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가지 지원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원책의 합리적인 운용과 감독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보겠다.
-통합 대구공항과 김해신공항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각 공항의 위상을 두고 갈등 조짐이 있는데?
▶통합 대구공항과 김해신공항은 폭증하는 영남권 항공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중복투자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대구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을 해소 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군공항 부지 물색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겠다.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은 국익과 경제적 관점에서 결정돼야 한다. 김해신공항의 경우 확장은 그대로 추진하고 배후의 산업단지라든지 도로망을 제대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찍박'이라는 말을 알고 있나? 안 후보를 찍으면 박지원 당대표가 상왕이 된다는 의미다. 집권 후 박 대표에게 2선 후퇴를 요구할 생각이 있는가?
▶제가 왕도 아니지만 굳이 상왕이 존재해야 한다면 박지원 대표가 아니라 국민이다. 과거에는 '안철수는 아무 말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결정한다'는 흑색선전도 있었다. 네거티브도 일관성 있어야지.(웃음) 조금도 걱정하실 필요 없다. 그런 일 없을 것이다. 제 모든 생각과 행동 중심에는 국민만 있다. 박지원 대표가 경험 많은 노련한 분이지만 저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다. 지난 총선 끝나고도 박 대표는 "내가 틀렸고 안철수가 맞았다"고 했다. 이번에도 개헌론'연대론 다 제 설명 듣고 접으셨다. 지금도 그런데 제가 대통령이면 더 그러지 않겠는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안 후보가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공격 중이다.
▶'적폐 세력론'도 결국은 편가르식 패권정치의 산물이다.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은 모두 다 적폐라고 한 것이다. 그것은 정치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사고방식이다. 자기가 무슨 말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한 것이다. 우리가 집권하면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은 전부 적으로 돌리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국민들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정치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차기 정부를 이끌기에는 국민의당의 규모와 지지층이 너무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치적으로 외연을 확대할 방안이 있나?
▶이번에는 누가 집권해도 여소야대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 집권해도 마찬가지다. 누가 더 협치를 잘할지로 귀결된다. 저는 섀도캐비닛(예비내각)이 아니라 오픈캐비닛을 한다고 했다. 오픈케비닛이란 상대방 캠프에 있는 사람이라도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리나라 최고 적임자라면 그 사람을 쓰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당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 오픈캐비닛의 한 예가 반기문 외교특사다. 박근혜정부가 실패했던 이유는 계파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전국의 인재를 널리 등용하지 못하고 자기편의 무능한 사람을 중용했다.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계파정치의 말로는 무능정부, 부패정부다. 정당의 경계를 넘어서 인재를 등용하겠다.
-정책적 지향이나 정강정책 등에서 유사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의 연대론이 끊이지 않는데?
▶여러 가지로 훌륭하고 장점을 많이 가지고 계신 분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대선 후에는 함께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고민할 수 있지만, 선거과정에서는 각자의 역량을 비전으로 국민을 설득할 것이다. 진짜 1천 번 정도는 말한 것 같다.(웃음)
-안 후보가 집권하면 지역은 어떻게 변화하나?
▶이제 지역을 동서와 수도권'비수도권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의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우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이 보유한 사회, 문화, 산업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 미래성장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그 산업이 발전하면서 전 국가가 혜택을 볼 수 있고 먹고살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재산 공개와 적극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딸의 재산 내역과 이중국적 관계에 대한 증명서류가 없다는 비판이 있다. 부인에 대한 공세도 계속되고 있는데?
▶딸의 재산 내역과 이중국적 등을 포함해서 모두 공개한 바 있다.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임용에 대해서는 채용 주체인 서울대학교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이미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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