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경제적으로는 풍족해졌지만 우리 국민의 행복도는 그에 못 미친다고 합니다.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와 실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18일 만난 '한스(HANS)그룹' 한명동(72) 회장은 회사 경영보다 마음 경영에 대해 훨씬 더 많은 대화를 할애했다. 한국산업경영학회의 2017년 산업경영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그를 인터뷰하고자 대구 동구 한스그룹 본사를 찾아간 자리였다. 한 회장은 "자신의 마음을 닦는 것이 사회의 여러 갈등을 해결하는 근본 처방이다.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한 회장은 자수성가한 CEO다. 1976년 영광화성을 창립한 후 몇 차례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현재는 ㈜한스물산, ㈜고산화학, ㈜한스케미칼, ㈜한스인테크, ㈜한스씨엔티 등 5개 계열사로 구성된 연매출 1천억원대의 한스그룹으로 키워냈다. 살아 숨 쉬는 원단이라 일컬어지는 통기성 필름 제조 부문 국내 선도기업이다. 최근에는 베트남에 200억원을 투자해 시장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영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경북도 행복재단 이사장과 문화융성위원장, 영천 임고서원의 포은 선생 숭모사업회 이사장 등을 맡으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한 회장의 모습은 경영인보다 선비를 더 닮았다. 그는 고향인 영천에 구한말 유학자였던 조부(송계 한덕련 선생)를 기리는 연계서원을 건립하기도 했다.
"젊을 때는 앞만 보고 살았는데 나이 일흔이 넘으니 뒤를 돌아보게 된다"며 "어린 시절 유학자인 조부로부터 배운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한 회장은 마음을 깨끗하게 씻자는 뜻의 '세심(洗心)운동'을 주창하고 있다. '세심'은 그의 조부가 교육철학을 담아 지은 시 '세심시동지'(洗心示同志)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어린 시절에 조부에게 배운 동몽선습의 첫 구절 '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최귀'(天地之間 萬物之衆 惟人最貴'하늘과 땅 사이 만물의 무리 중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다)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고 암송해 보이면서 "욕심과 게으름 같은 찌꺼기를 우리 마음에서 씻어내는 것이 세심"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마음을 씻는 방법은 무엇일까. 수천 년의 지혜를 담은 옛 성현의 말씀이 대표적이지만, 이론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한 회장은 사재를 털어 세심의 실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올해 중에 열 예정이라고 했다. "새마을운동이 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세심운동은 정신적으로 잘 살기 위한 운동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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