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포스코 등 포항을 대표하는 대기업 협력사인 지역의 중견 건설사 핵심 간부가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대기업들이 후폭풍을 우려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포항남부경찰서는 19일 현대제철 발주공사(충남 당진군)를 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A건설 양모(53) 상무와 돈을 건넨 B업체 정모(47) 대표를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양 상무는 지난해 정 대표가 공사 수주를 위해 건넨 2억여원을 챙긴 혐의이며, 정 대표는 양 상무에게 건넨 2억원을 포함해 모두 6억8천여만원 상당의 비자금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대표는 공사용 자재를 납품받을 때 정상가보다 부풀린 금액의 영수증을 끊어준 뒤 차액을 돌려받거나 직원들의 월급장부를 이중으로 만들어 돈을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했다.
A건설 핵심 간부가 수억원의 돈을 챙겼다고 인정함에 따라 수사 당국은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단 대기업 계약 책임 부서장이나 담당 직원에게 뇌물의 일부가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A건설이 40년 넘게 포항에서 대기업들의 플랜트 공사 등을 하도급 형태로 받아왔다는 점도 대기업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케 하고 있다. 수사 당국은 '현대제철-A건설-B업체'로 이어지는 공사 하청 개요와 돈의 흐름과의 연관성을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수사 당국은 현재 A건설 양 상무가 개인적으로 돈을 착복한 것이라고만 주장해 대기업과의 연관성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며, 대기업도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앞서 비자금을 만드는 건설업의 관행이 외국에서 터지면서 특정 대기업이 전면적인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비리를 또다시 저지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해당 기업 임원의 개인적 비리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기업들은 대기업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A건설이 최근 5년 동안 규모를 10배 이상 키웠고, 그 배경에는 현대제철'포스코 등의 직접 공사계약이 있었다는 것.
지역 한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A건설이 규모나 실적 면에서 대기업과 직접 계약할 수 없는 공사인데도 성사시키는 경우를 종종 봤다. 비자금이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건네졌을 정황이 의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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