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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의 북핵 압박에 우리가 뒷문 열어 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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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 환경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4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자동 군사 개입을 명시한 중'조(中'朝) 우호조약의 수명이 다했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같은 날 미국 하원은 행정부 재량으로 다른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원유 및 석유 제품의 판매와 이전을 금지하는 초강력 조치를 법제화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핵개발 억제를 위한 미국과 중국의 협공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구시보는 사실상 중국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보도 내용을 중국 정부의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런 점에서 이 매체가 지난달에는 미국이 북한 핵 시설을 공격해도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조 우호조약이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기존의 '방조'에서 '억제'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다 미국 하원의 초강력 대북 억제책이 시행에 들어갈 경우 북한은 말 그대로 고립무원에 놓이게 된다. 북한은 에너지의 90%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하원의 결정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중국이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전략 도발' 시 원유 공급 축소'중단 조치를 거듭 거론해 왔다는 점이다. 미국 하원의 제재 조치가 과거처럼 중국의 '뒷문 열기'로 실효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상황 변화는 대선 후보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곤혹스럽게 한다.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개성공단을 2천만 평 규모로 확대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다음 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모두 미국과 중국의 대북 억제와는 방향을 달리하는 것들이다. 특히 개성공단의 확대 재개는 핵 개발 자금 확보 통로를 다시 열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매우 잘못된 생각이란 비판을 받는다.

문 후보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와 미국의 강력한 제재가 자신의 정책과 관련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 중국까지 미국의 대북 억제 정책에 동참 의사를 보이는 마당에 우리만 유화 정책을 취한다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다. 중국에는 비웃음을 사고, 미국엔 불신받는 외톨이 신세로의 전락이다. 정치인 한 사람의 아집 때문에 국민 전체가 그런 신세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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