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 박사의 "공부야 놀자"] 공부 집중력을 높이는 실험

설기문 박사

필자는 앞의 글에서 공부는 원래 재미있다는 점,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높은 집중력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

그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높은 집중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늘 좋아하는 일만 하게 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대다수 학생들에게 하기 싫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된 학교 공부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우리 삶이다.

실제로 공부가 정말 좋고 재미있어서 하는 학생은 드물 것이며, 하고 싶어서 공부를 하는 학생도 많지 않을 것이다. 재미없고 하기 싫지만 늘 할 수밖에 없는 주부들 집안청소와 빨래 등과 공부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것이 공부이기에 이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집중력 향상을 위해서는 상상력을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상상력 연습을 통해 집중력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사람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이 있는데 인류 역사는 그러한 상상력을 발휘한 발명가, 개척자, 창조자들에 의해 발전해 왔다. 우리가 그러한 상상력을 잘 활용한다면 집중력을 크게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상상력은 문자 그대로 상상의 '힘'이다. 상상을 하게 되면 그것은 생각으로만 끝나지 않고 신체'생리적 조건이나 행동도 바꾸는 힘을 발휘한다. 가장 간단한 예가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고이고, 귀신이 나오는 공포 영화를 보고 나면 자꾸만 그 장면이 떠올라 등골이 오싹하고 머리끝이 쭈뼛 서는 것도 같은 이치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상들은 연습이나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의도적인 연습을 통해 상상력 자체를 높일 수 있고 그 상상력을 활용하여 집중력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좌우의 가운뎃손가락을 맞닿게 하여 그 길이를 비교해보자. 아마도 두 손가락의 길이는 같을 것이다.

이번에는 손을 떼고 10초 정도 눈을 감고 임의로 둘 중의 한쪽 가운뎃손가락이 고무줄처럼 길어진다고 상상해보자. 생생하게 실감 나도록 상상할수록 효과는 좋다. 그리고 눈을 뜨고 다시 손가락 길이를 비교해보자. 많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늘어난 손가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력이 발휘되는 만큼 집중력도 높아지면서 그 성과가 나타난다.

이번에는 온도계 상상 실험을 해보자. 온도계의 빨간 수은주 길이나 높이는 현재의 온도를 말해준다. 그런데 온도계 밑 부분의 빨간 액체로 채워진 구부(球部)에 입김을 쐬거나 손으로 감싸면 따뜻해지면서 수은주 길이가 늘어난다.

초등학생도 아는 이런 원리를 상상을 통해서 활용해보자. 먼저 눈을 감고 한 손에 체온계를 들고 있다고 상상하고 느껴보자. 어떤 모양과 크기의 온도계인가? 촉감은 어떠한가? 그리고 수은주는 어느 정도의 길이와 높이에서 몇 도를 가리키는지 상상해보라.

이제 자신의 창의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수은주의 길이가 최대로 길어지고 올라가도록 해보라.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상상력과 마음먹기가 수은주에 영향을 미치며 상상을 통하여 의지적으로 수은주 길이나 높이를 조절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집중력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주는 예가 된다.

이번에는 이 온도계를 집중력 게이지라고 생각해보자. 온도계가 따뜻함의 정도를 측정하듯이 집중력 게이지는 집중의 정도를 측정한다. 이제 정신을 집중하고 자신의 집중력 게이지가 높이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보여주는 수치를 확인해 보라. 이렇게 우리는 상상을 통해서 스스로 집중력 게이지를 조절할 수 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이나 시험에 임하기 전, 높아지는 자신의 집중력 게이지를 상상하면서 집중력을 모으는 시간을 가진다면, 공부 효율이 의외로 높아질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이 자신의 집중력에 대한 확신과 공부에 관한 잠재력을 일깨우고 스스로를 신뢰하는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공부에 대한 능률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사소한 팁 하나가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내는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