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서 왜가리 집단 폐사…환경단체 "낙동강 상류 중금속 오염 의심"

"서식지 앞 물고기 수십 마리 죽어" 환경 당국 AI·중금속 검출 확인 중

이태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장이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일원에 있는 왜가리
이태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장이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일원에 있는 왜가리'백로 번식지에서 죽어가고 있는 어린 새를 가엽게 쳐다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안동에서 왜가리와 백로가 집단 폐사해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오던 낙동강 상류지역 제련소와 광산에서 유출된 중금속 물질이 안동호 오염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안동호 상류인 와룡면 오천리 일대 왜가리'백로 번식지에는 최근 들어 하루 10여 마리씩 폐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역 한 환경단체는 최근 2주간 이곳에서 150여 마리의 폐사체를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이곳에서 벌어지는 조류 집단 폐사에 대해 중금속 중독 의혹을 제기했다. 이태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장은 "환경부가 지난해 10월 낙동강 상류지역에서 물고기를 잡아 체내 중금속 농도를 검사한 결과, 카드뮴 등이 수산물 섭취 기준보다 10여 배가량 높게 나왔다"며 "물고기는 중금속을 먹고, 새는 물고기를 먹으니 조류들이 집단 폐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식지 바로 앞 버들 숲에는, 누가 한 짓인지 모르겠지만 폐사한 물고기 수십 마리가 묻혀 있다"며 "이러한 물고기를 먹은 야생동물이나 조류들이 폐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커지자 환경 당국은 지난 11일 왜가리 폐사체 9마리를 수거해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대구지방환경청과 안동시,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 등 관련 기관들은 왜가리의 사인과 고병원성 AI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자 국립환경과학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은 AI 등 전염성을 조사하고 있고, 국과수는 중금속 검출 여부를 확인 중이다.

대구환경청은 집단 폐사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해당 지역에 대한 출입을 제한했다. 또 야생조류 전문가에게 의뢰해 번식철이 끝날 때까지 서식지에 대한 모니터링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라 필요한 추가 조치를 적극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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