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차로 이름 없어 위치 설명 어려워요…대구에 수백 곳, 시민 불편 호소

민원 없으면 명칭 부여 안 해, 황금고가교 교차로만 명칭 거론

대구 수성구 황금동 황금고가교 인근에서 10년째 정육점을 운영하는 황모 씨는 가게 위치를 설명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낀다. 매장 바로 옆에 통행량이 많은 큰 네거리가 있음에도 네거리에 정해진 이름이 없어 손님들에게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황 씨는 "주변 상인들은 '경북고 네거리'로 부르지만 공식 명칭이 아니다 보니 위치 설명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했다.

남구 봉덕동 캠프 워커 인근 네거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 씨는 "가게 앞 네거리에 이름이 없어 늘 인근 초등학교와 미군부대 사이라고 설명한다. 네거리에 이름이 있다면 위치를 설명할 때 무척 편리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름 없는 교차로'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 각종 교통 제보, 위치 설명, 외지인의 길 찾기 등 이름이 정해진 교차로에서는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을 번거롭게 처리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대구에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교차로는 수백 곳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편도 1, 2차로의 소규모 교차로이지만 통행량이 많고, 편도 2차로를 넘는 교차로에도 종종 이름이 없는 곳이 있다. 황금동 교차로는 왕복 6차로인 청호로와 4차로인 청수로가 교차한다. 봉덕동 교차로는 중동교 방면 왕복 8차로인 대덕로와 남구청 방면 4차로인 이천로, 효명네거리 방면 3차로인 효성로 등이 만나는 지점이라 인근 주민이나 상인들의 불편이 상당하다.

각 구'군청은 시민이 직접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이상 교차로 명칭을 붙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구시가 공공용물 명칭 재개정을 진행하며 구'군청에 안건을 올리도록 독려하면서 황금고가교 교차로 1곳만 거론되고 있다. 한 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교차로 명칭을 붙이는 기준은 법적으로 정해진 게 없고 편도 4차로 이상 도로가 교차하거나 주민 민원이 많으면 붙인다. 황금고가교 교차로 명칭 부여 안건 역시 주민 민원이 잦아 올린 것"이라며 "모든 교차로에 이름을 붙인다는 건 이름 수 부족으로 현실적이지 않고 예산 낭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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