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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번 실패한 민자 유료도로, 다시는 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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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수성구 범물동과 동구 율하동을 잇는 민자 유료도로 '범안로'를 2022년부터 무료화하기로 했다. 민간 사업자와의 통행료 징수 협약 종료 시한보다 4년 앞당겨 무료화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범안로를 이용하는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통행료 징수 협약 종료를 앞당기는 조건으로 시가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소지가 있다.

대구에서는 시가 민자 유료도로를 지어놓은 뒤 통행료 부담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무료도로로 전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당초 유료도로로 계획했다가 2003년에 무료로 개통한 매천대교를 비롯해 통행료 징수 기한을 10년 앞당겨 2012년 무료로 전환한 국우터널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료도로 무료화에는 적잖은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매천대교의 경우 6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비를 시가 부담했고, 국우터널도 300억원 가까운 상환 잔액을 갚았다. 범안로도 향후 무료화에 따라 시가 감당해야 할 운영권 인수액이 800억~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옛말에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했다. 민자 유료도로 건설이 딱 그 격이다. 시는 국우터널과 범안로 운영업자에게 통행량 예측 실패에 따른 상당 규모의 보전액을 지원해준 데 이어, 앞산터널에서도 같은 이유로 매년 수십억~100억원씩을 보전해주고 있다. 더욱이 도로 운영권을 조기에 넘겨도 상환액을 챙길 수 있으니 도로 운영업자로서는 민자도로만큼 좋은 사업 아이템도 없다.

납세자인 시민들에게는 모든 도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민자도로를 무료로 전환하는 것 자체를 포퓰리즘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장 재정이 들지 않는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도로 짓는 데 민간 자본을 무분별하게 끌어들인 뒤 결국 재정으로 뒷감당하는 시의 정책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장밋빛 낙관을 제시하며 도로 짓는 명분을 찾지만 통행량 예측에 매번 실패하는 담당 공무원들에게 도덕적 해이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무분별한 민자도로 건설, 이제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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