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쓰레기 뒹구는데 환경개선 못해준다니"…우범지대된 성서종합시장

지원사업 제외 폐허처럼 방치, 취객들 밤중에 구토·방뇨 예사

24일 대구 달서구 신당동 성서종합시장 내부 모습. 몇몇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24일 대구 달서구 신당동 성서종합시장 내부 모습. 몇몇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 달서구의 성서종합시장이 폐허처럼 방치돼 도심 미관을 해치는가 하면 화재 위험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찾은 성서종합시장 입구에는 시장 간판이 번듯하게 걸려 있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양측 상가 건물 사이 100여m가량 골목길에 무허가 조립식 건물만 늘어선 시장에서 불이 켜진 가게는 분식집과 국밥집 등 7, 8곳이 전부였다.

계명대학교 동문 상권에 기대를 걸고 1990년대 중반 생겨난 시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능을 상실했고 대부분 점포가 문을 닫았다. 빈 점포와 시장 곳곳에는 각종 생활쓰레기와 담배꽁초, 폐타이어까지 방치돼 있었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시장 내부가 으슥한 탓에 밤중에 취객들이 구토나 방뇨를 하고 가기도 한다. 장사도 안 되는데 참 힘들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은 흉물처럼 자리 잡은 시장 때문에 불안하다. 주민 김모(46'달서구 신당동) 씨는 "시장 안쪽이 워낙 어둡고 음침하다. 상인들이 청소를 하는 것 같지만 쓰레기가 뒹굴고 있고 담배꽁초도 많아서 아무래도 동네 분위기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에게는 시장 쪽으로는 가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고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화재 위험이다. 불에 쉽게 타는 무허가 가건물인데다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쌓여 있어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어서다. 시장 좌우 측 상가 건물에서 영업 중인 고시텔과 주점 등에서 무심코 담배꽁초를 던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크게 번지기 전 상인들이 진압했지만 지난해에만 화재가 세 차례나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곳이 무등록시장인 탓에 행정기관도 손쓸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환경개선을 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남아 있는 상인들은 모두 영세한 점포들이라 투자할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한 상인은 "시장 하수도가 수시로 막혀서 상인들이 매년 100만원가량을 모아 청소를 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여서 이마저도 버겁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 관계자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등 시장 지원사업은 등록시장만 가능하다. 성서종합시장은 신규 지정을 하려 해도 규모 요건(점포 50개 이상)을 갖추지 못해 전통시장으로 지원하기 어렵다"며 "상인들이 자체 상인회를 조직하고 이전 계획 등 구체적 환경개선 대안을 제시하면 구청도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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