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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작업 큰 암초…완전 성능 발휘까지 험난한 여정 예고

경계 강화한 사드 배치지인 성주골프장. 연합뉴스
경계 강화한 사드 배치지인 성주골프장. 연합뉴스

국방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반입 보고 누락 파문이 불거지면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작업이 큰 암초를 맞았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파문에 관한 질문을 받고 "(조사) 결과를 지켜볼 일"이라고 답했다. 전날 청와대는 국방부 관계자들을상대로 조사한 결과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에 관한 내용이 의도적으로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문책 등 후속조치를 예고했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번 파문이 터지자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사드 배치 과정 전반에 관한 진상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사드 배치작업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실상 '올스톱'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경북 성주 사드 부지에 들어가지 않고 국내 미군기지에 대기 중인 사드 발사대 4기도 당분간 발이 묶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사드가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한미군은 지난 4월 26일 새벽 사드 부지에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전기 등 핵심 장비를 전격적으로 반입했다. 다른 기지에 있는 발사대 4기를 빼면 사실상 모든 장비가 들어간 상태다. 사드 기본형은 6기의 발사대를 갖춘다.

사드는 이미 초기 작전운용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14일에는 사드 레이더가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2형'도 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당장 남쪽으로 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사드는 이를 탐지·추적하고 요격미사일을 쏴 격추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발사대 2기만으로는 실전적 상황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요격하는 데 한계가 있어 현재 사드 부지 밖에 있는 발사대 4기를 반입하지 않으면 사드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을 계기로 사드 배치작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사드 실질 운영까지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의 국내 반입 사실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고, 여권에서는 사드 배치가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문 대통령이 보고 누락과 환경영향평가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지시했다.

결국 국내 미군기지에 발이 묶인 발사대 4기를 사드 부지에 반입하려면 국회 비준 동의와 군 수뇌부 수사 등 여러 정치적, 사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여러가지 난제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사드 문제가 한미 양국 간 외교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프 데이비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지시로 사드 배치 과정에 관한 진상조사가 시작되자 "배치 과정 내내 한 모든 조치가매우 투명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향후 사드 배치 과정에 관한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다음 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쟁점이 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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