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불륜' 김민희-'입대 난항' 유아인, 불편한 가시밭길

#'골종양' 유아인·'골연골병변' 서인국

애매한 신체검사 등급 문제로 입대 연기

제때 못 가는 상황에 '의도적 기피' 뭇매

재검 통과 못한다면 당사자들 억울할 듯

#'공식 불륜 밉상' 홍상수·김민희

쏟아지는 비난에도 당당하게 '사랑' 어필

서로에게 영감 주고받으며 예술적 성취

'관습 파괴' 일방적 매도는 무의미할지도

세상 일이 의도대로 착착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드물고, 타인의 마음을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도 절대 쉽지가 않다. 그러니 오해가 난무하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대중 앞에 나서 그 인지도로 연명하는 연예인들은 숙명적으로 '내 맘 같지 않은 다수'를 설득하며 살아간다. 의도적으로 자신을 감추거나 때로 진실을 호도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자기주장을 펼치다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이도 있다. 사적인 행복을 추구하다 대중의 심기를 건드려 '밉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평생토록 남 눈치를 보며 살 수밖에 없는 직업인데 그렇다고 해도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사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입대 과정에 차질이 생겨 오해를 받는 서인국이나 유아인이 그와 같은 예다.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도 8년여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불륜'이란 단어 때문에 시달리고 있다. 대중 앞에 나서는 연예인이라 당연히 그들이 감수해야 할 몫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악의적인 공격이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유아인-서인국, 입대 문제로 구설

청춘스타 유아인과 서인국은 입대 문제로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가고 싶어도 제때 못 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의도적인 기피 아니냐'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대중문화계 관계자들이 아는 두 사람의 성격이 '병역 기피'에 들어맞지 않는 게 사실이다. 오히려 허세 떨며 시원하게 다녀오겠다고 할 만한 인물들인데 애매하게 신체검사 등급 문제로 입대가 연기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유아인이 입대 건으로 도마 위에 오른 건 2014년께 서울경찰청 홍보단에 지원하면서부터다. 당시 육군 연예 병사로 근무하던 연예인들이 근무지 이탈, 부실근무, 특혜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해당 제도가 폐지됐고 이와 맞물려 여론이 안 좋아지면서 유아인도 경찰청 홍보단 지원을 포기했다. 일반인 현역 사병과 동등하게 입대해 성실하게 복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후 4차례나 이어진 신체검사에서 줄곧 보류 판정을 받았다.

어깨 부상 및 골종양 확진 등이 원인이 됐다. 2013년 영화 '깡철이' 촬영 도중 어깨 근육 파열로 다친 뒤 회복이 더디게 진행됐고 2015년에 골종양 확진까지 받으면서 건강 이슈로 입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유사한 상황의 반복에 여론이 나빠졌다. '연예 활동은 왕성하게 하면서 왜 군 생활은 못한다는 거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심지어 유아인이 공식석상에서 "오른쪽 어깨에 종양이 있지만, 조심히 촬영하고 있다. 왼쪽 쇄골 골절상이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황"이라고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입대 의지를 드러냈는데도 그와 무관하게 악성 여론이 형성된 상황이다. 5월 중순 5차 재검을 했으며 이번 재검 결과를 바탕으로 입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인국은 지난 3월 5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해 '개념 있는 젊은 스타'의 이미지를 쌓았다. 하지만, 입소 4일 만에 신병교육대에서 한 신체검사에서 '좌측 발목 거골 골연골병변'이란 판정을 받고 귀가 조치됐다. 재검을 했지만 역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6월에 하는 재검 결과에 따라 향후 행보가 결정된다.

실제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 때문에 인기가 시들해져 재기에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띄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연예계 내에서 각종 수단을 동원해 병역을 회피하려는 이들이 많아졌고 결국은 톱스타들까지 연루돼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예계의 노골적인 병역 기피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과거와 달리 군 복무 기간이 짧아졌고 복무 기간에도 군 차원에서 홍보를 목적으로 복무 중인 연예인 병사의 모습이 자주 노출되고 있어 연예인 사병과 대중과의 거리감이 크게 느껴지지도 않는 게 사실이다. 어차피 활동기와 휴식기를 반복하며 1년 정도 휴식을 하는 것도 흔한 게 요즘 연예계의 패턴이라 2년도 채 되지 않는 군 복무 기간은 큰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잘 다녀오고 난 뒤엔 가는 곳마다 칭찬을 들어가며 연예인 생명을 연장할 수 있으니 머리 굴려가며 도망 다닐 궁리를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러니 유아인이나 서인국처럼 연예계에서 전성기를 누리는 스타들이 굳이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얕은수를 쓴다는 건 현 업계의 상황을 아는 처지에선 오히려 논리에 맞지 않는 일인 셈이다. 재검을 받는다고 하는데도 각종 욕설을 동원해 비난하는 일각의 잘못된 태도가 보기 싫어서 하는 말이다. 재검을 통과하지 못해 입대를 못하게 된다면 오히려 당사자들이 더 억울해할 만한 상황이다.

◆홍상수-김민희, 주변 시선 상관없이 당당

홍상수와 김민희는 공개석상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혀 '역대급 파장'을 몰고 왔다. 가정이 있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이성적 관계라고 본인들의 입으로 말한다는 건 소위 '불륜'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라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간통죄가 폐지됐다고는 하나 두 사람이 함께 떳떳하게 대중 앞에 나서 '사랑'을 어필한 케이스는 홍상수-김민희 커플이 처음이다. 엄앵란과의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타 여인과의 관계를 드러내 '주책바가지'라고 비난받던 신성일의 경우와는 확연히 다른 문제다.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도 두 사람은 당당했다.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도 다정하게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는 등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공개적인 인터뷰 자리에서도 김민희는 "내가 여우주연상을 받는 것보다 감독님이 작품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연인을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홍상수 역시 "김민희는 내 연인이고 그래서 함께하며 더 많은 영감을 얻는다" 등의 말로 김민희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당연히 여론은 싸늘하다. '불륜남-불륜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김민희를 향해 '가정파괴범'이란 욕설이, 홍상수에게 '정신 나간 노인네'라는 말이 돌아온다. 하지만, 이쯤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데 홍상수와 김민희 두 사람이 꽤 행복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수차례 젊은 남자 연예인들과 공개 연애를 반복한 끝에 22세나 많은 유부남을 택한 김민희나 30여 년 결혼생활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한 홍상수나 어차피 대중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놀랍게도 이들은 굳이 그들의 속내를 구구절절 털어놓으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충실하고 있다. '밉게 날 기억하지는 말아줄래요'라는 악동뮤지션의 곡 가사처럼 '너~무 안 좋게만 보진 말아달라'고 외치는 듯하다. 실제로 두 사람이 함께하면서 홍상수의 영화는 달라졌다. 한동안 매너리즘에 빠져 한곳에서 맴돌던 홍 감독의 작품이 새로운 방향을 찾아 나가기 시작했다. 김민희 역시 마찬가지다. 홍상수와 함께하면서 세계 3대 영화제를 넘나들고 있으며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는 사이. 예술적 성취를 이루며 사적인 행복감까지 얻고 있다면 사실 그 두 사람 개인의 입장에서 나쁠 게 전혀 없다. 단순히 결혼제도를 파괴했기 때문에, 관습과 규율을 어겼다는 이유로만 그 둘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기엔 지금 홍상수-김민희 커플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8년이 지나 이제 그들끼리 잘도 살아가는 설경구-송윤아 부부를 명확한 내막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비난하는 것도 이젠 무의미한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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