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주영 작가 새 책 '뜻밖의 生'…키 작은 노숙인, 매 순간이 기적

인생에 대처하는 자세 전달

예측할 수 없는 삶, 그렇기에 함부로 살아선 안 될 감사한 삶. '뜻밖의 삶'이 한 편의 이야기로 나왔다. 김주영 작가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온라인 카페에 연재했던 글, '뜻밖의 生'이다.

비교적 유식한, 늙은 노숙인 박호구와 그의 상담역을 맡게 된 매춘부, 박순희의 우연치곤 매우 필연적인 대화를 통해 노작가는 삶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전한다. 삶을 기적의 연속이라 보는 시각이다.

키가 작아 군대도 정상적으로는 가지 못했을 난쟁이 박호구의 인생 이야기다. 폭력과 유기로 점철된 어린 시절, 서커스단에 들어가 어린 시절 섹슈얼로망이던 단심이네와 조우한 청소년기, 갑자기 나타난 낯선 아이와 풀빵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때, 알고 보니 그 아기가 어쩌고저쩌고 등 박호구의 삶은 매순간이 예상치 못한 '뜻밖의' 장면들이다.

이야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감사와 여유'다. 어찌됐든 꾸역꾸역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기에 기왕이면 신나고 행복한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다. '방법은 고난보다 많다. 척박한 바위산 기슭에 십 년 동안 하루에 몇 그루씩 나무를 심고 있는 중국 농촌의 한 농부가 한 말이다. 그는 사고로 두 팔을 잃은 심각한 장애인이었다'는 작가의 말에서 제안은 더 명확해진다.

단, 국내 대표적 현장형 소설가인 작가의 전작들과 비교하며 디테일에 집착하지 않길 권한다. 동네 미장원에서 떠도는 이야기 듣듯 술술 읽힐 책이다. 물론 두 주인공의 대화체가 다소 거북하게 읽힐지 모른다. 난쟁이 노숙자와 '사막여우'라는 고상한 별명의 창녀가 주고받는 말들은 예의바르고, 심지어 착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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