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MI 대구검진센터 김현숙 소장 "머무는 의료관광, 고부가 힐링상품으로"

"이제 의료관광은 치료뿐만 아니라 치유(힐링)까지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재)한국의학연구소(이하 KMI) 대구종합검진센터 김현숙 소장은 14년째 센터를 이끌고 있는 병원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메디시티 대구가 막 시동을 걸 즈음인 2008년 무렵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섰다.

김 소장은 "대구는 인구 규모에 비해 건강검진이 가능한 병원이 많아 신규 환자를 창출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매년 해외 의료관광 시장을 찾아다니면서 환자 유치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작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여행사 대표 300여 명을 초청해 놓고 홍보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곳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11년에 이미 1천 명을 넘었다. 2천600여 명이 방문한 지난해에는 중국 후베이성, 산둥성, 산시성 등 각지에서 중국인 환자들이 몰렸다.

김 소장은 겉면에 중국어가 적힌 종이봉투에서 엑스레이 필름을 꺼내 보였다. 중국의 한 지역 시장이 자신의 담관 부위를 촬영한 엑스레이 필름을 보내 판독을 의뢰한 것이라고 했다. KMI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를 실감하게 했다.

"중국인들이 자국 병원에 대한 믿음이 낮아요. 대기자도 너무 많고, 거리 때문에 병원 가기도 힘들지요. 중국의 각 영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유독 중국의 의료 인프라만큼은 발전이 더딥니다." 그는 최근 베이징에서 단체 환자 40여 명을 건강검진했는데 7명에게서 암이 발견된 적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소장은 현재도 1년에 두 차례씩 중국 현지에서 열리는 의료박람회를 방문한다고 했다. 그렇게 쌓은 네트워크 덕분에 중국 현지 사업가로부터 병원 경영 컨설팅까지 의뢰받을 정도가 됐다.

올해는 사드 배치 탓에 중국인 단체 의료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하지만 김 소장은 "개별적으로 KMI를 찾는 중국인 고객은 여전히 있다. 양국 관계가 다시 복원됐을 때를 대비한다면 중국을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홍보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구 의료관광이 체류형 의료관광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수년 전부터 공기 좋고 물 좋은 팔공산 자락에 가칭 '암 수술 후 관리센터'를 조성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외국인 환자를 데려오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대구 의료관광을 고부가가치화하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대구는 의료관광으로 더 발전할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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