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23개 시'군은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 조성 사업' 국비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상주와 경주 등 사업을 발주조차 하지 못 한 지방자치단체는 사업비가 대폭 감축될 것으로 예상돼 비상이 걸렸다.
◆사업 발주도 못 한 지자체 초비상
총사업비 285억여원 규모인 상주 화북면 우복동 일대 14만8천210㎡ 규모의 '거꾸로 옛 이야기 나라 숲 조성 사업'은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3대 문화권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올해까지 사업을 끝낼 계획이었지만 아직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수려한 자연 풍광과 정감록 십승지 중 하나인 우복동을 배경으로 한 이색 관광자원 개발사업으로, 건강(나이를 거꾸로)과 음식(먹을거리를 거꾸로), 숙박(집을 거꾸로)을 주요 소재로 한다.
2011년 중앙정부의 지방재정 투융자심사를 통과했고 2012년 도시관리계획 변경 및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토지 매입에 시비 12억5천만원을 집행하는 등 토지보상 작업도 74%가량 마쳤다. 국비도 2012년 6억원, 2013년 10억원, 2014년 7억원, 2015년 5억원 등 28억원이 연차적으로 교부됐다.
그러나 2015년 착공을 앞두고 문화부 중간평가에서 사업 추진 보류 판정을 받았다. 3대 문화권 사업 목적에 부적합하기 때문에 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2년 동안 진척이 없던 이 사업에 상주시는 기본계획을 고쳐 문화부와 협의에 나섰고, 문화부는 최근 총사업비 200억원 이하로 조정을 요구했다.
상주시 관계자는 "속리산 옆에 조성하는 이 사업은 관광적'경제적 측면을 동시에 충족하는 십승지 마을 최고의 관광명소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 "문화부가 강력하게 사업비 축소를 요구하는 데다 아직 발주하지 않은 상태여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대 문화권 사업 중 신라권 사업으로 시작한 금속공예지구 조성 사업은 총예산 315억원으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된다. 2011년 타당성 조사에 이어 2013년 8억7천만원, 2014년 7억원을 받는 등 연차 사업으로 시행 중이다. 기존 경주 불국사 인근 낙후된 금속공예촌을 확대'활성화하는 것인데 부지 매입에서 제동이 걸렸다. 총 3만8천767㎡ 규모의 9필지 부지 매입에 나선 상태에서 6필지는 보상이 끝났지만 나머지 3필지는 지주들이 보상 단가가 낮다며 합의하지 않아 답보상태에 놓였다. 경주시 관계자는 "조만간 토지 수용에 나설 것"이라면서 "경북도에 축소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지자체들 사업 규모 축소 우려
다른 지자체들도 사업 규모가 축소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안동시는 경북도 공문을 받고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286억4천만원 ▷한국문화테마파크 131억5천만원 ▷유림문학유토피아 21억3천만원 ▷선성현문화단지 조성 49억2천만원 등 모두 488억4천100만원의 잔여사업 국비지원 감축계획을 세웠다. 국비에 다른 지방비 부담분을 포함하면 사업비 감축은 697억7천300만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본지 취재 이후 조정된 감축계획에는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74억4천900만원 ▷한국문화테마파크 44억3천800만원 등 낙찰 차액으로 발생하는 국비 예산을 반납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아울러 유림문학유토피아 사업은 올해 사업이 마무리되지만 지금까지 교부받지 못한 국비 예산 21억2천900만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선성현문화단지 조성 사업은 총사업비 조정으로 발생하는 41억8천900만원을 반납할 계획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우리 시가 추진하는 3대 문화권 사업은 대부분 반납해야 하는 낙찰 차액과 사업비 조정에 따른 국비 감액분으로, 사업 추진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문경시도 사업비 1천229억원이 투입되는 가은읍 녹색문화상생벨트 사업에 속한 '휴양영상테마파크'의 잔여 국비 예산 21억원(2013년 반납분 8억원 포함)이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최근 문화부가 "잔여 국비 예산 21억원 없이 집행된 예산으로 잘 완공할 것"을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휴양영상테마파크는 오픈 후 연간 운영비가 6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비 197억원을 투입한 것도 힘들었는데, 사업 마무리 예산 21억원이 날아가면 제대로 지을 수 없어 계획하고 기대했던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어렵다"고 했다.
상주시도 사업비 210억원(국비 140억원) 규모의 경상감영조성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해 발주해 현재 공정률 20%이며 내년 말 준공 계획이다. 잔여 국비는 43억원이다. 상주시 관계자는 문화부의 사업비 30% 축소 방침에 대해 "이미 발주와 입찰을 마쳤는데 사업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구미시도 역사디지털센터 조성 사업 국비 142억원 중 72억원을 지원받았고 67억원이 남았다. 만약 국비 전액을 지원받지 못하면 마무리 공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천은 1천116억원이 투입되는 하야로비공원 조성 사업에 국비 634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는데, 현재까지 330억원을 받았다. 남은 304억원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면 지방비 부담이 늘어나는 등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는 입장이다. 영천의 한의마을 조성 사업은 내년에 국비 31억800만원을 확보해야 하고, 화랑설화마을 조성 사업은 내년 국비 14억9천700만원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 지자체가 애초 계획된 사업 마무리를 위해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사업비 확보와 내년 지방비 편성을 통한 준공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대부분 사업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로 이미 사업비를 조정해 왔기 때문에 추가로 축소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며 "낙찰 차액인 15% 정도의 국비 반납은 당연하지만 30% 감축안을 세우라는 것은 사업의 기형적 마무리를 부채질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준공하려면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잔여 사업비의 30% 감축은 권고사항일 뿐"이라면서 "경북도, 시'군과 문화부, 기재부 등과의 협의에 따라 감축 규모가 탄력적으로 변한다"고 했다.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 조성 사업?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 조성 사업'(이하 3대 문화권 사업)은 경북의 유교'가야'신라 등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권의 생태자원의 관광 자원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됐다. 사업기간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간. 국비 규모는 1조2천여억원에 달하며 올해까지 8천여억원을 확보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 13개 사업을 완료한다"면서 "3대 문화의 정통성이 살아 있는 역사 테마형 관광 허브를 조성해 관광수입을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모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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