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외국인 환자 2만명 시대] <하>민·관 힘모아 '메디시티 대구' 알리기 앞장

中 의료관광객 감소 처방, 환자 유치 다변화 '특효약'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대구시는 러시아, 일본, 베트남 등지로 의료관광객 유치 대상 국가를 다변화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러시아 환자 진료 모습. 동산의료원 제공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대구시는 러시아, 일본, 베트남 등지로 의료관광객 유치 대상 국가를 다변화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러시아 환자 진료 모습. 동산의료원 제공

지난해 대구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비수도권 지역 중 최다인 2만1천1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중국 측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의료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의료관광 대상 국가 다변화 등 대구시의 대응책과 함께 대구의료관광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대구의료관광을 위해 뛰는 사람들

유게이 나탈리아 씨는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2013년부터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의대 출신인 그녀는 대구시에서 통역 연수를 하다 그의 실력을 눈여겨본 동산병원 측 제안으로 정식 근무를 하고 있다. 유게이 씨는 "주로 러시아 쪽 외국인 환자 응대를 맡고 있다. 러시아 지역 경우 의사들의 오진율이 높은 편이고, 엘리베이터조차 못 갖춘 암병원이 있는 등 병원 시설도 매우 열악하다"면서 "차라리 돈을 더 내더라도 한국에서 제대로 진료받자며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작년 12월 문을 연 '대구시 의료관광창업지원센터'는 의료관광에 특화된 시설이다. 이곳에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비롯해 9개 의료관광 관련 업체와 8개의 1인 기업체, JK메디투어협동조합, 한중의료관광협동조합, 다목적의료관광통역사협동조합 등 3개의 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올 초 창업해 센터에 입주한 '에스컬라이프'(EscuLife)는 카자흐스탄 최대은행인 알파뱅크의 한국 협력 에이전시다. 김동준 대표는 "카자흐스탄 경우 종합검진 시설이 태부족해 암 환자 등이 많아 의료관광 유치 대상국으로 적합하다"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 때 '대구는 시 정부가 의료관광의 질을 담보한다. 가까운 거리에 포항, 경주, 부산 등 관광할 곳이 많고, 정이 넘치는 도시'라고 소개한다"고 자랑했다.

'한중의료관광협동조합'은 배현숙 이사장을 포함한 5명의 의료관광 통역사들이 올해 2월에 설립했다. 4, 5년 차 경력을 가진 이들은 작년 11월부터 센터에서 의료관광조합 관련 교육을 받았다.

배 이사장은 "중국은 개인병원이 한국보다 훨씬 적고, 서민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면서 "대구는 시가 인증한 선도 의료기관들이 있고 의료관광 안심보험 서비스까지 갖춘 믿을 만한 도시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의료관광에선 전문 '에이전시'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러시아 전문 에이전시인 '베라코'의 정연인 대표는 "중국인 의료관광객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최근에는 러시아 쪽으로 그 시장이 넘어오고 있다. 이제는 의료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대구에 온 외국인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외국인 환자들이 편리하게 대구로 올 수 있도록 교통 편의성을 높이는 일이 관건"이라고 했다.

◆대구시, 의료관광 유치국가 다변화

대구시는 러시아, 일본, 베트남 등 의료관광 유치국가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시는 올해 1월 카자흐스탄 알파뱅크와 대구에서 대구의료관광 제휴카드 발급 MOU를 체결했고, 2월에는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에서 대구의료관광 홍보센터를 개소했다.

에스컬라이프 김동준 대표는 "알파뱅크 신용카드 혜택 중 대구의료관광 할인 혜택이 포함돼 있다. 카자흐스탄 지역 환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는 올해 4월 대구 직항 노선이 있는 일본 도쿄와 재일교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를 대상으로 대구 지역 6개 의료기관과 홍보단을 구성해 대구의료관광 홍보설명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지난달 베트남 다낭에서는 17번째 대구의료관광 홍보센터를 열고 의료관광 홍보설명회를 했다. 또 다낭 패밀리병원과 경북대병원 간 환자 송출 등 협약도 체결했다.

시는 올 하반기에는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현지 에이전시와 연계한 성형'피부'건강검진 상품과 대만 민간교류협회, 캐나다 교포 대상 맞춤형 상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8월에는 대구공항 내 한의약홍보관을 설치하고 직항 노선을 이용하는 외국인에게 한의약과 대구 의료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 외국인 유학생으로 구성된 대구의료관광 SNS 홍보단('메디터')을 조직'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중국 파워블로거(왕홍)뿐만 아니라 타깃 국가별 파워블로거를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의료관광 대상국의 다변화를 위해서는 대구 의료 기술의 우수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면서 "국내 최초 팔 이식수술 성공, 국제의료평가위원회(JCI) 인증 의료기관 5개 보유, 대한민국 의료도시 부문 3년 연속 대상 수상 등 메디시티 대구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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