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도원동 성매매 집결지(일명 자갈마당)에 대한 대책을 공론화하려고 연 집담회에서 전문가 그룹과 자갈마당 종사자들이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21일 대구시 시민중심시정혁신추진위원회가 주최한 '도원동 성매매집결지 폐쇄 촉구 집담회'가 중구 중앙로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자갈마당 폐쇄 방안, 대안 등을 전문가와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자갈마당 지주와 포주, 성매매 여성 대표 등 자갈마당 관계자 10여 명이 나타나면서 어색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논쟁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구시 의뢰로 자갈마당 폐쇄 이후 변화 방향에 대해 연구 중인 대구경북연구원 김주석 책임연구원은 일제 강점기 때 조성된 자갈마당의 배경을 설명하며 "성매매 여성에 대한 착취 구조는 시대를 관통하여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자갈마당 종사자들은 "착취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출근 중이다" "일제시대 이야기는 현실하고 너무 뒤떨어진 말이다" "우리는 부모 잘 못 만나서 이 짓하고 있다. 우리도 직업여성이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쪽의 신경전은 대구여성인권센터 힘내상담소 신박진영 소장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더욱 고조됐다. 2000년도부터 자갈마당 내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상담 및 피해 구제 활동을 해온 그가 "지금이야 없어졌지만 10년 전에는 여성에 대한 감금, 폭행이 만연했다. 착취 구조를 외면하지 마라"고 지적하자 "너희 신랑이나 잘 챙겨라" 같은 모욕적 언사가 오갔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 속에서 진행되던 집담회는 오후 5시쯤 자갈마당 종사자들이 모두 퇴장하면서 막을 내렸다. 집담회 참석자들은 다소 거칠고 불편한 자리였지만 오히려 자갈마당의 현실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신박진영 소장은 "이분들을 만나는 것은 불편하고 힘든 일이지만 이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직시해야 과거 100년 동안 이어진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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