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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무결점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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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이 아신다면!"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가 입버릇처럼 내뱉던 말이다. 히틀러 총통이 (이 사실을) 아신다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괴벨스는 아돌프 히틀러를 완전무결한 신과 같은 존재로 포장했고, 독일 국민들은 그렇게 믿었다.

히틀러는 자신을 '초인'처럼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지독한 근시였음에도 안경을 쓰지 않았고, 연인 에바 브라운이나 사생활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자신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무결점'무오류의 지도자로 군림했다.

"스탈린 동지의 말은 옳다." 스탈린 집권기에 소련에서 가장 많이 쓰이던 말이다.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은 완전무결한 지도자 이미지였다. 콧수염을 기른 인자한 아버지 같은 인상에 청렴결백하고 서민적인 풍모까지 갖고 있었다. 실제로는 '피에 굶주린 살인마'였지만, 좌파라면 누구나 그를 칭송하고 숭배했다. 그의 집권기에 적게는 160만 명, 많게는 700만~800만 명이 처형되거나 투옥되고, 강제수용소에 보내졌다.

무결점'무오류의 지도자는 민주 사회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독재정권이나 폭압적인 정권에서 결점이나 오류를 감추고 위장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히틀러나 스탈린과는 비교하기 힘든 대상이긴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관된 사례도 있다. 2014년 한 정치평론가가 종편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와 비슷하다며 '둘 다 무결점'이라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김연아 선수는 성격, 멘탈이 닮았다. 강직하고 침착하고 일관성 있고 무덤덤하다"고 평했다. 지금 보면 정말 턱도 아닌 이야기지만, 그때는 공감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요즘 문재인 대통령을 '완벽한 지도자'로 만들고 싶은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야당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는 이들이 이런 부류가 아닐까 싶다. 문 대통령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문자 폭탄'을 날렸겠지만, 오히려 대통령을 곤란한 처지에 빠트리고 있는 것 같다. 폭탄 맞은 사람은 원한을 끝까지 잊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잘못을 범하고 실수도 하는 지도자여야 한다. 그래야 발전과 성장이 있다. 장관 인선 과정의 차질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처칠과 케네디가 알코올 중독자에 골초, 여자밝힘증 환자인데도, 위대한 지도자로 기억되는 것은 시행착오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열린 사회'에서 무결점의 지도자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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