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쪽 얼굴 갑자기 파르르…혈관 노화 의심돼요

안면신경장애

서모(64) 씨는 2년 전부터 왼쪽 눈 주위가 파르르 떨리는 증상에 시달렸다. 무심코 지나쳤던 경련 증상은 왼쪽 볼로 번졌고, 심할 때는 눈이 감겨 운전 도중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 씨는 병원에서 '반측성 안면경련증(얼굴떨림)' 진단을 받고 보톡스 치료를 받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결국 안면 마비 증세까지 나타났다. 서 씨는 "불편한데다 남들 보기에도 좋지 않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눈 주위나 입꼬리가 떨리는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얼굴 떨림은 과로나 스트레스, 긴장, 수면 부족, 마그네슘 부족, 호르몬 영향 등이 원인으로 보통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나 떨림의 강도가 점점 세지거나 짧은 주기로 반복된다면 안면신경 손상에 따른 안면경련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40, 50대 중년 여성에게 잦아

눈 주위가 저절로 떨리고 눈이 감기거나 입술이 비틀어지는 '반측성 안면경련증'은 대부분 한쪽 얼굴에만 발생한다. 보통 눈 주위 근육이 약하게 떨리는 것으로 시작해 점점 강도가 심해지며 아래쪽으로 번져 볼이나 입 주위에도 경련을 일으킨다. 드물게 근육이 수축하거나 마비되고 감각에 이상이 생기거나 청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반측성 안면경련증은 대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오른쪽보다는 왼쪽에 자주 나타난다. 40, 50대 중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점도 특징이다. 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되거나 안면근육을 심하게 움직인 경우, 사람들 앞에서 긴장하는 경우에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안면경련증의 원인은 혈관 노화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은 뇌간에서 뻗어 나온다. 그러나 뇌간 주위의 혈관이 노화로 늘어져 안면신경에 들러붙으면 혈관의 맥박이 신경에 만성적으로 자극을 주면서 경련이 일어난다. 혈관 기형이나 동맥류, 뇌종양 등도 이차 발생의 원인이 되지만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도 있다. 안면경련증은 문진과 영상 검사로 확인한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은 뇌간을 압박하는 혈관이 있는지 여부와 함께 다른 원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완치하려면 혈관과 신경 떼어내는 수술 필요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와 보톡스 치료, 수술적 치료 등으로 구분된다. 신경의 흥분을 줄여주는 약물과 근이완제를 투여하는 약물치료는 사실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 안면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해 안면근육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키는 보톡스 치료는 4개월마다 반복 시술이 필요하고 안검하수나 알레르기 반응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톡스 치료를 반복해 항체가 형성되면 치료 효과도 떨어진다.

근본적인 해결을 하려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치료는 뇌혈관과 압박받는 안면신경을 떼어내는 미세혈관감압술(MVD)이 대표적이다. 안면신경과 뇌혈관 사이에 완충제 역할을 하는 물질을 삽입해 신경이 자극받는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미세혈관감압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9명은 완치되지만 일부는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혈관 기형이나 뇌종양, 동맥류 등이 원인이라면 원인 질환을 우선 치료해야 한다.

장철훈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반측성 안면경련증은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미용상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발생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도움말 장철훈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반측성 안면경련증 자가진단법

-눈 떨림 증상이 수개월간 지속된다.

-눈 주위로 시작해 볼, 입 등으로 떨림의 범위와 강도가 확대된다.

-근육 수축, 감각 이상, 마비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위 증상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하면 의심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