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미국)는 메이저 대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 우승 인터뷰를 마친 직후 우승 트로피 '클라레 저그'를 캐디 마이클 그렐러에게 안겼다. 그렐러는 스피스의 캐디 그 이상이다. 동반자이자 환상의 짝꿍의 면모를 디 오픈에서도 발휘했다.
24일(한국시각) 열린 제146회 디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스피스는 그렐러에게 특별히 고마워해야 할 일이 여러 번 있었다. 특히 13번 홀(파4)에서 스피스는 최대 위기에 빠졌다. 티샷부터 '최악'이었다.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날아간 공은 갤러리를 훌쩍 넘어 경사면 수풀에 박혔다. 스피스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1벌타를 받은 후 공이 있던 곳과 홀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상의 후방으로 공을 옮겼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지점에서 홀까지의 거리를 가늠할 만한 요소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스피스는 3번 우드를 사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렐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렐러는 3번 아이언을 쓸 것을 권유했다. 스피스는 아이언을 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샷을 날렸다. 공은 그린 근처에 안전하게 떨어졌다. 갤러리의 환호 속에서 스피스는 13번 홀을 보기로 선방할 수 있었다. 앞선 홀까지 보기 4개를 기록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였던 스피스는 이후 완전히 자신감을 회복, 14번 홀(파3) 버디, 15번 홀(파5) 이글, 16번 홀(파4) 버디, 17번 홀(파5) 버디로 급상승세를 타 결국 디 오픈 정상에 올랐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그렐러는 "(세 번째 샷을 할 때 홀까지의 거리를) 스피스는 270야드, 나는 230야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걱정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스피스는 "나와 그렐러 중 누구의 거리 계산이 더 정확한지 묻는다면, 보통은 나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 그렐러는 아주 확신에 차 있었다. 어떤 클럽으로 쳐야 할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이 모습은 나에게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가끔 파트 타임 캐디로 활동하던 학교 수학 선생님이던 그렐러는 2010년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소개로 주니어아마추어 골퍼이던 스피스의 임시 캐디를 맡았다. 스피스는 2012년 프로로 전향할 때 그렐러를 다시 찾아가 풀타임 캐디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렐러는 수학 교사를 그만두고 스피스의 캐디 백을 멨다. 그리고 201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US오픈에 이어 디 오픈까지 스피스의 세 번의 메이저 우승을 합작한 캐디 명인으로 자리 잡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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