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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고철 덩어리' 대구 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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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번 버스 엔진룸서 화재…10년·84만km 운행 노후버스, 86대나 기본 수명 연한 넘겨

대구 도심을 운행하던 노후 시내버스의 엔진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내버스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본 수명 연한을 넘기고도 운행 중인 대구 시내버스는 모두 80여 대에 이른다.

13일 오후 6시 50분쯤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학교 디지털산업진흥원 앞에서 삼각지네거리 방향으로 가던 300번 시내버스에 불이 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버스 뒤편 엔진룸에서 먼저 불길이 피어올랐으나 다행히 실내로 번지지는 않았다. 화재가 10분여 만에 진압되면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승객 30여 명은 혼비백산할 수밖에 없었다. 목격자들은 화재 발생 직전 갑자기 시동이 꺼졌고 엔진룸에서 스파크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버스가 지나치게 낡은 게 화재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버스는 2007년 10월 생산돼 같은 달 26일 등록된 차량으로 운행 연한인 9년을 넘겼지만 올 3월 차량검사를 통과, 오는 10월까지 운행이 연장됐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재 84만㎞ 이상을 주행한 상태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운행 연한을 넘기더라도 6개월마다 차량검사를 통해 최대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이처럼 기본 수명 연한을 넘겨 운행 중인 버스는 지난 3월 기준으로 대구 시내버스 1천598대 중 86대(5.4%)에 달한다.

노후 시내버스가 계속 달리면서 유사 사고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부산에서는 2007년 11월 생산돼 74만㎞를 운행한 시내버스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해 7월 울산에서는 운행 연한을 1년 앞둔 시내버스에서 동일한 형태의 화재가 났다.

버스업체들도 답답함을 호소한다. 이번에 불이 난 대구 300번 버스의 경우 교체를 위해 올해 1월 중순 현대자동차와 신차 계약을 했으나 7월부터 8차례에 걸친 현대차노조 부분 파업 등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져 아직 인도일자조차 확정받지 못한 상태다. 해당 버스업체 관계자는 "주문이 밀려 있어도 현대차가 정비편의성이 좋고 시장점유율이 높아 다른 버스제작사 차량은 선뜻 구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형 버스는 6개월 이상 주문이 밀려 있다"며 "8월 말 증산 계획에 노사가 합의해 점차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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