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로 대북 원유 공급을 끊지 못한 미국이 중국의 독자적 차단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공식화했다.
미국의 기대와 동떨어진 쪽으로 안보리 대북 제재가 희석된 뒤 후유증을 안고 미중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 나온 선명한 변화라서 주목을 받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프랑스 외무부 관리들과 만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국으로서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을)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향하는 현재 진로를 재고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중국이 원유 공급 차단이라는 매우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스스로 떠맡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책사인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미국을 방문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 국무위원은 올해 11월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미리 미국을 찾았다가 틸러슨 장관과 회동해 현안을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 공급 전면 중단 조치는 나오기가 매우 어려울 게 분명하다"는 말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에 활용된 국제 공조 체계에 대한 불만을 실토했다.
그는 중국의 원유 차단 독자 제재와 관련, "과거에도 사용된 적이 있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라며 "진짜 오직 중국만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인 그 강력한 수단을 거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조지 W.부시 미국 행정부 시절이던 2003년 중국이 72시간 동안 대북 원유 공급을 비공개적으로 차단하자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는 관측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협상을 위해 1992년부터 2003년까지 8차례 방북한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원유 조절의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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