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성진 사퇴] 인사로 돋보였던 새 정부, 인사 난맥으로 고개 숙였다

'탕평·여성' 초심 퇴색, 정부 출범 넉달 넘도록 국정 운영에 발목 잡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퇴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한 청와대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퇴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한 청와대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임 정권과 대비되며 탕평 인사로 호평받았던 문재인 정부가 인사 난맥으로 오히려 국정 운영에 발목이 잡혀버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청와대 참모진 구성 및 내각 인선에서 이른바 친문(친문재인)으로 불리는 핵심 측근 배제와 '탕평과 여성'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인사로 박수를 받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다'던 취임 일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 인사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부 출범 넉 달이 넘도록 인사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의 인선을 두고 벌어진 정치권과의 불협화음이라고 간주하지만, 실제 위기는 초기 인사에서 발현됐던 '초심'이 퇴색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통령의 주변 인사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낙마하면서 '측근 인사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무너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낙마한 인사들은 이념적 지향이나 개혁성 등을 이유로 인선이 좌절됐다기보다 논란을 불러올 만한 과거 행적이 중도 하차의 이유였기 때문이다.

특히 미'중'일'러 4강 대사는 전문성보다는 대통령과 뜻이 통하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대통령과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인사에 방점을 찍었지만 '측근'코드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했고 이는 곧바로 취임 초기와는 대조적이라는 비판을 불러왔다.

인사 난맥의 또 다른 이유로 인사 과정에서 야당을 대하는 태도가 지적되고 있다.

높은 국정 지지도만을 무기로 삼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부작용이 불거졌다는 비판이다. 특히 여권에서조차 사퇴를 요구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검증 단계에서 확인하지 못한 사안을 굳이 청문회까지 끌고 갔어야 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인사에서 파생된 정국 경색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선 문제가 정점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사법 개혁의 상징적 코드가 담긴 김 후보자의 인준 여부에 따라 향후 정국 운영의 기본 방향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경우처럼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야당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 방식이 '정치투쟁' 방식으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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