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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노숙인 1만1천명…계기는 '질병·이혼·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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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주거 공간 없이 거리나 공원, 역, 쉼터, 쪽방을 거처로 삼아 생활하는 노숙인이 전국에 1만1천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숙인은 질병, 이혼, 실직, 알코올중독을 노숙을 시작하게 된 주된 계기로 꼽았고, 2명 중 1명은 우울증, 10명 중 7명은 음주장애를 겪고 있는 등 건강상태가 매우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노숙인 복지와 자립지원을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작년 10월 기준으로 전국 노숙인은 1만1천340명이었다. 이중 거리노숙인은 1천522명, 일시보호시설과 생활시설(자활·재활·요양)에 있는 노숙인은 각각 493명, 9천325명이었다. 쪽방거주자는 6천192명으로 집계됐다.

노숙인 수는 기온, 동절기 응급잠자리 제공, 계절에 따른 일용직 노동 일자리 변화 등에 영향을 받고 여름에 늘어나고 겨울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노숙인 성별은 남자 74%, 여자 26%였다. 연령은 생활시설 기준으로 50대(33%)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는 60대(28%), 40대(18%), 70대(11%) 순이었다. 20∼30대 청년노숙인 비율은 8%였다.

노숙인 가운데 표본 2천32명을 뽑아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 노숙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는 '개인적 부적응'(54%), '경제적 결핍'(33%), '사회적 서비스 또는 지지망 부족'(6%)이 주로 꼽혔다.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질병 및 장애(정신질환) 26%, 이혼 및 가족해체 15%, 실직 14%, 알코올 중독 8% 등 대부분이다.

노숙인의 건강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응답자 40%는 술을 마시고, 이 중 29%는 주 2∼3회, 19%는 4회 이상 음주를 한다고 답했다. 음주빈도와 음주량을 따졌을 때 '문제성 음주자'로 분류되는 노숙인은 전체의 70%에 달했다.

특히 거리노숙인은 술과 담배에 대한 의존성이 강해 수입의 39%를 술·담배 구입에 쓰고 있었다.

우울증 평가도구(CES-D)를 활용한 조사에서 우울증 판정이 나온 노숙인은 전체의 52%로 절반을 넘었다. 이 가운데 거리노숙인과 쪽방주민의 우울증 비율은 69%, 83%로 의학적 개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률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성질환이 36%, 치과질환 30%, 정신질환 29%로 집계됐다. 장애인 등록을 한 노숙인은 30%였다.

'몸이 아플 때 노숙인시설이나 사회복지기관에 도움을 청한다'고 답한 노숙인은 28%에 불과했다.

노숙하면서 가장 많이 본 피해는 구타·가혹 행위(8%)였다. 그다음으로는 명의도용·사기(6%), 금품갈취(5%), 성추행 및 성폭행(2%) 순이었다. 구타·가혹행위, 성추행은 여성이 특히 많이 당했다.

노숙인은 생활비의 34%를 근로활동을 통해서 얻고, 31%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17%는 기초연금이나 장애연금 등 기타 복지급여를 통해 확보하고 있었다. 다만, 쪽방주민의 68%, 요양시설노숙인의 58%는 근로능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복지 영역에서 노숙인이 가장 원하는 지원은 소득보조였다. 그다음으로 주거-의료-고용-심리 지원을 차례로 원했다.

복지부는 지난 2012년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 후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를 '제1차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 종합계획(2016∼2020)'에 반영할 계획이다.

배병준 복지부 복지정책관은 "신규 노숙인 발생을 예방하는 사회안전망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신건강서비스, 주거지원, 인권보호 등 분야에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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