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고향은 영천] 신녕면 출신 한스그룹 한명동 회장

조부 송계 선비정신 이어받아 위기에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한명동 한스그룹 회장은 요즘도 연계서원을 자주 찾는다. 연계서원 앞에 선 한 회장. 민병곤 기자
한명동 한스그룹 회장은 요즘도 연계서원을 자주 찾는다. 연계서원 앞에 선 한 회장. 민병곤 기자

"바르고 의롭게 살라는 할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영천시 신녕면 출신인 한명동(71) 한스그룹 회장은 일상생활이나 사업을 하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자신의 할아버지 송계 한덕련(1881∼1956) 선생을 꼽는다. 한 회장은 "할아버지(송계 선생)는 근세 영남의 대유학자로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의리를 밝히는 것을 근본으로 삼았다"며 "특히 실천을 강조한 할아버지의 선비정신 교육이 기업을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40여 년간 기업을 경영하며 도산 직전까지 몰렸던 위기 때마다 할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사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최선책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 업체로부터 여러 차례 부도와 사기를 당했지만 어떤 경우에도 고소를 하거나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며 "부도를 만나면 깨끗이 포기하고 어떻게 하면 그 금액만큼 새로 벌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한스그룹은 1976년 창업 이후 여러 번 위기를 겪었지만 구사일생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1994년에는 국내 최초로 통기성 필름 국산화에 성공해 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력 20년 이상의 직원들이 많아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도 우수하다. 현재 한스그룹은 통기성 필름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주력회사인 ㈜한스인테크를 중심으로 종업원 300명이 일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룹 사옥인 한스빌딩은 대구 동구에 있다.

한 회장은 "기업을 내 생명처럼 여기며 어려울 때일수록 욕심을 버리고 인내와 지구력으로 용기를 잃지 않은 것이 오늘날 한스그룹을 만들었다"고 확신했다. 그는 "기업은 사장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고 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의 공유물"이라며 "기업가 정신으로 인간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날 너무나 가난했을 때를 생각하면 기업인이 얼마나 필요하고 소중한지 늘 생각한다"며 "내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와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각오로 기업을 튼실하게 경영하고자 애써왔다"고 했다.

그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라이온스 활동을 통해 이웃을 돌보고 있다. 2009년에는 재구영천향우회장을 맡아 회원 친목과 고향 발전을 위해 봉사했다. 2012년에는 영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3년간 영천 상공업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2015년에는 경상북도행복재단 이사장을 맡아 경북도의 복지정책이 성공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40여 년간 기업 운영에 성공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준 할아버지 송계 선생의 선비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1995년에는 송계 선생의 제자인 문인들의 모임을 주축으로 '송계선생추모사업회'를 결성해 영천문화원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2004년에는 송계 선생이 만년에 후진 양성을 위해 강학한 영천시 신녕면 연정리에 연계서원을 준공했다.

연계서원 옆에는 송계 선생이 후학을 양성했던 화산 옥정리(군위군 고로면 화산고원)를 재현해 '옥정원'이라는 아름다운 공원을 조성했다. 6천여㎡ 부지에 200∼300년 된 소나무 100여 그루가 푸른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시비에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얼을 지키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교육에 매진한 송계 선생의 숭고한 뜻이 새겨져 있다.

한명동 한스그룹 회장은 "송계 선생은 유학을 몸소 실천한 선비로 일제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후진 양성에 힘썼다"며 "연계서원과 옥정원에서는 국권 회복을 위해 학사를 운영한 송계 선생의 선비정신을 체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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