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댐 원수(原水)를 이용한 대구 수돗물 공급에 경고등(본지 8월 18일 자 2면 보도)이 켜졌다. 가뭄으로 운문댐 저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에 따라 금호강 물을 원수로 대체할 비상공급시설 확보 검토에 나섰다.
운문댐 물을 공급받던 대구 일부 지역은 이미 낙동강 물로 전환됐다. 대구시는 지난 8월부터 3차례 수계 조정을 실시, 28만9천 명이 운문댐에서 낙동강 수돗물로 전환했다. 고산정수장(운문댐) 이용 인구는 67만1천 명에서 38만2천 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수압 등 기술적 문제로 낙동강 물의 추가 공급은 한계에 이르렀다. 이른 시일 안에 큰 비가 내리거나 다른 원수 공급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동구'수성구 일부에 사는 수십만 명은 급수난에 처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28일 대구 수성구 고산정수장으로 들어가는 운문댐 원수를 대체할 비상공급시설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강에서 운문댐 도수관로를 연결할 2.6㎞ 길이의 관로(직경 1천㎜)와 펌프장을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하루 13만t의 원수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로, 사업비는 270억~280억원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에 공사를 시작해 내년 1월 통수를 목표로 한다.
K-water 관계자는 "비상공급시설을 포함해 다양한 대책을 두고 현재 정부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행정적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종 확정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상공급시설이 시급하게 필요한 까닭은 운문댐 저수율 때문이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20.2%에 불과하다. 이날도 비가 내렸지만 저수율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운문댐 저수율은 다음 달 초에 20% 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1월 말쯤에는 운문댐 물을 쓰는 고산정수장의 수돗물 공급이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낙동강 수계로의 추가 전환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가압시설과 관로로는 낙동강 매곡배수지에서 고산배수지까지 물을 보내기가 불가능한 탓이다. 관로 이동 거리가 길고 배수지 간 표고 차이로 물을 전달할 압력이 부족해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중앙정부 협의를 거쳐 승인이 나야지 비상공급시설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지금 추세로는 4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식수난에 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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