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주꽃 …제3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우수상-채미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된장에 핀 꽃들은 탯자리를 차지했으므로 하나의 꽃무더기다

여러해살이 동안 안쪽을 숙성시켰으므로 이것은 또한

한참 만에 피워 낸 그리움이다

메주꽃 향내가 만개한다

해를 넘기며 한 움큼씩 여백이 자라나 항아리를 채웠다

당신이 양지에 걸어놓고 간 메주를 뽀얗게 씻어

바다향 물든 배냇저고리 입혀 항아리에 뉘었다

숯과 고추, 참깨 금줄을 둘러 잡생각을 다스렸고

혹, 날개바람 새들까 봐, 허공을 감아 뚜껑을 닫고 침묵했다

칩거는 된장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안쪽에서 흘러나온 숨소리가 연했다

되돌아온 당신이 항아리를 처음 열었을 때

별들이 슬쩍 내려와 꽃씨가 되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항아리에 기척이 자라났고 몰래 다녀간 당신의 안부로

샛노란 향기가 보글보글 끓었다

흩어져 있는 것들이 스스로 모이는 계절 속에서

볕이 된장을 봤다 된장이 볕을 봤다

변방을 떠도는 이들의 가슴 속에

가끔 구수한 메주꽃이 아리게 피어나기도 했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조갑제 조갑제TV 대표는 19일 부정선거 음모론을 공산주의와 유사한 정신질환으로 비판하며, 국민의힘 내부에서 부정선거론이 확산하는 것을 우려...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공공기관 중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올해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A)를 받았고, 나머지 기관들은 대부...
19일 대구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 동문 축하연'에 이철우 경북도지사,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 임종식 경북...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친 양보라며 불만을 표명한 가운데, 이란과의 협상 이후 호르무..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