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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만남 채팅 앱' 청소년 무방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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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인증 없어 손쉽게 가입, 미성년자 노린 성매매 기승

여중생이 스마트폰 채팅 앱으로 '조건만남' 성매매를 하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유사 사건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다. 각종 채팅 앱을 이용해 청소년을 노리는 조건만남이 기승을 부리는 탓이다. 더욱이 이런 채팅 앱에는 실명 인증이 없어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지난 4월 대구 중부경찰서는 채팅 앱을 이용한 조건만남 성매매를 해온 여고생 두 명을 붙잡았다. 또 이들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아동'청소년 보호법 위반)로 남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학교 친구인 여고생들은 함께 가출한 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채팅 앱을 이용, 50여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채팅 앱 성매매 특별단속'에서 대구 중부서가 200명 이상을 적발해 전국 5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구에 조건만남이 횡행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민짜'(미성년자를 뜻하는 은어)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14일 한 채팅 앱에 '20세 여성'으로 프로필을 설정하고 가입, 조건만남을 뜻하는 은어인 '지금'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자 채 30분도 안 돼 10여 통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한 채팅 창을 골라 '18세 미성년자, 1시간에 16만원'이라는 뜻의 은어 '무처자 22, 1-16'을 올리자 "지금 데리러 가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중구 대봉동에서 약속을 잡고 기다렸더니 해당 남성은 메시지를 보내 '인상착의를 말해달라'고 했다. '차량을 알려주면 타겠다'고 답하자 근처에 주차돼 있던 차량 한 대가 황급히 떠났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채팅 앱을 통해 성매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2차 범죄'성병 등에 대한 신체'정신적 보호 수단은 전무하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16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출 등 위기를 경험한 청소년 173명 중 61.8%에 달하는 107명이 '조건만남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5.4%는 '신체'정신적 피해'를 경험했으며 ▷화대 지불 거부(72.9%) ▷콘돔 사용 거부(62.9%) ▷임신'성병(48.6%) 순으로 꼽았다. 대구여성인권센터 신박진영 대표는 "청소년은 겁주기 쉽다는 점을 악용해 성 매수자들이 다양한 폭력을 행사한다"며 "성매매 자체에 대한 경계심이 약화돼 유흥업소 등 다른 방식의 성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일어난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 구매자로 위장해 접근하는 등 청소년 성매매 근절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채팅 앱 특성상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따라 실명 인증 등 채팅 앱에 대한 규제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남아있거나 만남 장소에 CCTV가 있으면 단속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렵다"며 "청소년들이 쉽게 조건만남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할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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