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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존엄사 허용에 따른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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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자신의 결정이나 가족 동의에 따라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게 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23일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이 법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존엄사가 허용된다. 존엄사 허용이 시대적 요구이자 추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에 따른 윤리적 논란과 부작용도 있는 만큼 우리 사회는 법 시행 전에 문제점을 보완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에서의 존엄사 허용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존엄사 허용이 지닌 논란과 사안의 폭발력 때문이다. 존엄사가 허용되면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환자의 뜻과 관계없이 치료를 중단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제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우리 사회는 존엄사 허용을 위한 사회적 준비와 시스템 구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연명의료결정법이 발효되면 환자 스스로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게 된다.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라면 가족 합의를 거쳐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연명 치료 거부 사전 의향서를 평소에 작성해 법정 의료기관에 제출해 둠으로써 나중에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피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처럼 사회적 논란과 부작용 등을 줄이기 위한 여러 안전장치가 법에 포함돼 있지만 그렇다고 논란의 소지와 우려가 완전히 불식됐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연명 치료 중단의 근거가 되는 법정 서식이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데다 연명 의료 중단 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의료인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조항에 문제가 있다는 의료계 지적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입법 취지와 반대로 의료인들이 환자의 임종기 판단을 지연시키고 연명 의료가 오히려 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료인들의 우려에는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존엄사 허용은 생명을 다루는 중대 사안이다. 따라서 정부와 의료계는 시범 사업 기간 동안 철저한 점검과 깊은 논의를 통해 문제점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죽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대국민 홍보를 통해 입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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