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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새論새評] '정치보복'은 난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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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치학과 박사. 동북아역사재단 기획실장. 경희대 공공대학원 겸임교수
서울대 정치학과 박사. 동북아역사재단 기획실장. 경희대 공공대학원 겸임교수

한국당 "적폐청산은 정치보복" 주장

헌법과 법률에 따른 수사 모두 합법

검찰 수사 독립 강화따라 통제 못해

무분별한 수사 근절 대책 마련해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정치보복 논쟁으로 어지럽다. 국감 시작 전날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여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를 조직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대응하여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혹도 수사하자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자신의 재판을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치보복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치보복의 원조는 춘추전국시대의 오자서(伍子胥)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형을 죽인 초나라 평왕에게 복수하기 위해 적국인 오나라로 망명을 해서 초나라 정벌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때 이미 당사자인 평왕이 사망한 상태였기 때문에 분을 참지 못한 오자서는 평왕의 시신을 파내 채찍질을 가했다. 그의 행위에 대해서는 사마천조차 "원한이 사람에게 끼치는 심각한 해독"으로 비판했듯이, 고대국가에서도 지나친 정치보복은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정치보복의 해악은 자신이 받은 원한을 풀기 위해서 남에게 또다시 참을 수 없는 해독을 끼치는 데 있다. 따라서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되면 원한의 독가스가 스멀스멀 사회 전체로 퍼져나간다. 결국 분노와 증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회는 분열되어 극렬투쟁으로 치닫게 된다. 이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정치보복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이를 잘 아는 책임 있는 정치인은 결코 검찰에 정치보복을 지시할 수 없다. 만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거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지시했다면, 또는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에 정치보복 수사를 지시했다면 불법행위를 스스로 수사기관에 자백한 꼴이 된다. 한마디로 난센스다.

이번 주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수사가 정치보복이 아닌가 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은 정치에 몸담는 게 아니고 법에 따라 수사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굳이 윤 지검장의 답변이 없더라도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나 검찰의 수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모든 수사는 정치보복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은 정치보복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검찰이 정치보복을 행하게 된다면 헌법 제7조와 검찰청법 제4조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스스로 저지른 꼴이 되며, 정치보복 수사를 지시하는 것 또한 불법이다. 현직 대통령이 불법으로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 어느 정치인이 감히 정치보복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

정치보복을 주제로 생산적인 국정감사가 되기 위해서는 질의와 답변의 초점이 바뀌었어야만 했다. 전 국민을 정치보복 논쟁에 휘말리게 하는 원인 중에 검찰 수사의 문제점은 없는가. 전직 대통령을 모욕적으로 수사하거나 그 인격과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은 정치보복만큼이나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심각한 해악을 초래한다. 문제는 그것이 검찰에 의해 자의적으로 진행되는 데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검찰의 수사 권력은 국민의 대표로부터 아무런 지시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오직 검찰총장만이 수사를 지휘할 수 있다. 민주화 이전의 과거 권력이 정치보복을 넘어서 정치조작까지 자행했기 때문에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강화한 결과이다.

그런데 문제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 국민과의 대화에서 여실히 보여준 대한민국 검사의 자질과 식견이 현재 뚜렷하게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동안 정치권은 서로 상대편만 탓하면서 정작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검찰의 무분별한 수사를 근절할 대책 마련에는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 야당이 항변하는 '정치보복'의 본질은 이것이며,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정치보복 논쟁으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이를 종식할 방안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내야만 하겠다. 국회의 감시를 강화하든지 시민사회의 자문을 활성화하든지 해서 정치적 원한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겠다. 바야흐로 적폐청산이 수사로 가능하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건설적인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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