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SF 영화 속에서나 꿈꾸던 미래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과 3D 영화관, TV가 생태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홀로그램 등이 주변을 채우는 실감 콘텐츠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선명히, 귀에 속삭이듯 또렷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히, 내가 직접 움직이는 것처럼 리얼하게. 최근의 기술적 발전은 그 실감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바꾸고 있다. 3D의 입체를 넘어선 5D의 인터랙티브 영화관, 홀로그램 K-POP 공연장, VR 테마파크, AR 가상 공룡 놀이 등등.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발 빠른 미래 콘텐츠 세계를 준비하고 있다. VR'AR 세계도 콘텐츠 없이는 성공이 불가능한 만큼 콘텐츠 보물창고인 경북의 경쟁력이 기대된다.
◆40억달러 VR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콘텐츠
VR은 컴퓨터 등을 사용한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인간의 오감을 재창조하는 기술이다. 마치 현실 세계에 있는 것처럼 가상의 세계를 체험하고, 여러 장비를 통해 그 세계를 조정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를 의미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개관한 케이스타일 허브의 VR 체험 존에서는 경복궁 등 국내 유명 관광지를 VR로 둘러볼 수 있다. 프로야구 경기장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현장을 360도로 보여주는 VR 중계도 시도되고 있다. 좀 더 높은 단계로는 4D 의자 등과 결합한 VR 테마파크, 실제 장비를 조작해서 시행할 수 있는 VR 게임 등이 있다. 이들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분야다. VR은 단순히 게임과 영상의 수단을 넘어 스포츠 중계나 공연 실황, 의료, 교육, 관광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모바일 단말기, 특히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VR 디바이스들이 나오면서 VR 디바이스 시대의 전성기를 이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두는 역시 콘텐츠로 돌아오고 있다. 연간 40억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VR시장의 관건은 결국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성능 좋은 새 VR 헤드셋이 나왔지만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결국에는 콘텐츠가 경쟁력"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2016년은 VR의 해'라는 업계의 기대가 무색해지는 비판이었다. 이후 전 세계 VR 콘텐츠를 주도했던 구글과 중국의 아이치이 등 세계 유수 업체들은 콘텐츠 개발을 통한 플랫폼을 열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경주에 VR체험존 구축, 신성장콘텐츠 분야 선점
경상북도와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VR 콘텐츠 체험존 구축지원' 사업에서 '천년고도 경주 관광 활성화를 위한 VR체험존 구축'을 통해 최종 사업기관으로 선정됐다.
VR체험존 구축은 VR 사격게임, VR 레이싱, 글로컬 VR 영상존 등 가상현실 체험존으로 구성된다.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지하 1층에 1천300여㎡ 규모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체험형 관광이 연결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총 사업비 34억원으로 올해 내 체험존 구축공사를 완료하고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앞으로 2년간 사업이 진행된다.
이 사업을 통해 50여 명 이상의 지역민을 중심으로 한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김종수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격인 VR산업을 경북이 유치함으로써 CT(문화콘텐츠기술)와 IT(정보기술)를 융합한 새로운 신성장콘텐츠 분야를 선점했다"며 "국내 다양한 VR 콘텐츠와 연계해 관광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콘텐츠 홍보'마케팅 지원, 글로컬 VR체험존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역문화+ICT 융복합된 '청송 알피 보GO 오르GO'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청송군과 협력해 '2016 지역 융복합 스포츠산업 발굴 추진 사업'을 추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추진한 국비 공모사업으로 청송군과 진흥원이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 3D 아이스쇼 & AR 클라이밍 체험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해 당선된 사업이었다. 가상현실과 함께 이슈화되고 있는 증강현실(AR)을 응용한 산업으로, ICT 기술을 접목시킨 '청송 알피GO 클라이밍 게임대회'를 전국 최초로 개최, 교육과 게임 콘텐츠 개발을 통해 전문 클라이머뿐만 아니라 일반인, 청소년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야간 이벤트로 청송군의 문화자원과 아이스클라이밍을 소재로 한 '3D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파사드 쇼'를 청송읍 현비암에서 펼쳐보였으며, 청송군의 자연 문화자원과 아이스클라이밍을 상징하는 캐릭터 '알피, 머머리'를 개발해 청송 아이스클라이밍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창출 방안 마련과 청송지역의 6차산업과 연계하여 콘텐츠를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마련된 '청송 알피 보GO 오르GO 페스티벌'은 지역 문화자원이 ICT와 융복합해 혁신과 변화의 지평을 보여준 좋은 사례가 됐다. '청송 알피GO 클라이밍 게임대회'는 지난해 12월 14~17일 청송군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됐다. 현비암 미디어파사드 쇼는 같은 기간인 12월 15~17일 청송군 현비암 일대에서 진행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상현실 '옥연정사' 체험, 에듀테인먼트로 활용
이에 앞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공모한 '2014년도 HMD(Head Mounted Display)용 VR(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돼 가상현실로 '옥연정사'를 볼 수 있도록 했다. 2014년도 HMD용 VR 콘텐츠 제작 지원 시범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부상하고 있는 HMD용 VR 콘텐츠를 선도 개발하고 이를 통한 산업적 활용 분야 및 신시장 창출을 견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이 사업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경상북도 유교 문화 상징인 하회마을의 옥연정사를 가상현실로 구현했다. 옥연정사는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징비록(국보 제132호)을 집필한 장소로 전해지는 곳으로 이 공간을 가상현실을 활용한 VR 콘텐츠로 제작해 교육 VR로 활용하고 있다.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한국전파진흥협회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옥연정사 콘텐츠는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4층에 위치한 라키비움 내 가상현실 체험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김준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전통문화자원(역사, 인물, 스토리) 정보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로 제작했다. 전통과 디지털이 융합된 콘텐츠 제작 지원으로 경북의 문화콘텐츠 개발과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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