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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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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멘토로 생각하는 대학 은사로부터 한 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그 책은 오래전 절판되어 시중에서 살 수 없는 책으로 어렵사리 복사본이 되어 내 손에 들어왔다. 1987년 삼성 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기 전 살면서 궁금했던 스물네 개의 물음에 답을 얻고자 어느 신부님께 전달된 질문지를 차동엽 신부가 정리한 '잊혀진 질문'이라는 책이다.

몇몇 물음은 예사롭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살면서 왠지 명쾌한 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질문하기를 포기한 물음들이었다.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신앙이 없어도 부귀를 누리고 악인 중에도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신의 교훈은 무엇인가?" "영혼이란 무엇인가?" 등과 같은 물음들이다.

이병철 회장이 죽음을 직면한 삶의 자리에서 던지는 어쩌면 절박한 물음들이었고 그것은 얼마나 고뇌하는 삶을 살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물음들이다.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삶 속에서 재벌 총수도 비켜가지 못했던 영혼의 물음들은 우리 모두에게도 수없이 반복하며 되뇌고 답을 얻지 못하고 고민스러웠을 물음들이다.

2천300년 전 전국시대(戰國時代)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문학가였던 굴원(屈原)은 초나라 회왕의 총애를 받다가 쫓겨나 오지로 귀양을 갔다고 한다. 3년이 넘도록 그는 충정을 표시하려 했지만 소용없었고 왕에 대한 일편단심은 중상모략에 가려졌다. 마음은 복잡하고 어찌할 줄 몰라 점쟁이를 찾아가 묻는다.

"성실하게 충성스럽게 살며 고생을 해야 하나요, 적당히 휩쓸리며 영합해야 하나요? 자신의 힘으로 농사지으며 살아야 하나요, 높은 사람 찾아다니며 부귀와 영달을 좇아야 하나요? 올바른 말을 하면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게 옳은가요, 세태와 힘센 사람을 따르며 흘러가야 하나요? 초연하고 고상하게 자신의 순수함을 지켜야 하나요, 굽실거리면서 지위 높은 사람의 비위를 맞춰야 하나요? 고개를 높이 든 천리마처럼 살아야 하나요, 물 따라 흐르는 오리처럼 살아야 하나요? 좋은 말들과 함께해야 하나요, 당나귀들 뒤를 따라야 하나요? 백조들과 함께 멀리 날아야 하나요, 오리나 닭처럼 먹이를 두고 다퉈야 하나요? 도대체 어느 것이 옳은 것이고 어떤 길을 가야 합니까?"

세상의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고 결국은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물음이다. 그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줄 수 없는 물음들이다. 그래서 더 고통스럽고 고민스럽다.

"정녕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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