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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피 시설 지정된 학교 피해 커…정부 매뉴얼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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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인해 폐쇄조치가 내려진 흥해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기둥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강진으로 인해 폐쇄조치가 내려진 흥해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기둥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포항 지진 7일째를 맞았다. 지난해 9'12 경주 지진 이후 유례없는 사고를 겨우 수습한 후 정부와 여론에서는 지진 대비 이슈가 뜨거웠다. 꼬박 1년 뒤 다시 벌어진 재해 앞에 우리 준비는 어떠했을까? 단순히 성적표를 놓고 본다면 이번 포항 지진의 대응 메뉴얼은 하위점을 면치 못했다. 지정 대피소 중 일부는 손상됐고, 사람들도 갈 곳을 못 찾아 허둥댔다.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주민들도 마구 흔들리는 건물 속에서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교육 당국은 지난 19일 지진 발생으로 망가진 흥해초교 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수능시험장이었던 포항고교 역시 균열과 파손이 심각해 남구지역으로 대체했다. 국민재난안전포털 확인 결과, 두 학교 모두 지진 등 자연재난 발생 시 옥외대피소 및 실내구호소로 지정된 곳이다. 옥외대피소는 지진 발생 당시 낙하물 등으로부터 피신하기 위해 장소, 실내구호소는 장기 이재민들이 지진피해로부터 안전하게 대피해 거주하는 시설을 말한다. 내진설계를 갖추고 주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건물들이 먼저 손상된 셈이다.

대피 안내도 부족했다. 기상청은 경주 지진을 반면교사 삼아 지진 재난문자 발송을 평균 8분가량 앞당겼다. 그러나 진앙 위치와 지진 강도만 알렸을 뿐 이후 대처요령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란 말은 이미 놀란 사람들의 가슴을 진정시켜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재민 손모(39'포항시 북구 흥해읍) 씨는 "문자 사이렌을 들으며 한동안 멍해 있었다. 건물은 흔들리는데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 지 아무것도 몰랐다. 재난문자에 대피요령 안내나 관련 인터넷 링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와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을 통해 지역 대피소 및 지진 대피요령을 안내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주민들에게 사전에 인근 대피소를 찾고, 대피요령을 숙지하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실제 재난이 벌어지기 전에는 이용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웃 일본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도쿄방재'란 책자를 도쿄 전 가구에 무료 배포했다. 전부 340쪽으로 구성된 이 책자는 현재 누리꾼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한글로 번역돼 공유되고 있다. 내용은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대처법, 기타 재해 대책 등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 국내 대피 매뉴얼은 홍보나 관심도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며 "앞으로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홍보 수단을 강화하는 한편 긴급상황에서 대처요령 및 대피소를 알릴 수단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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