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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간이 만드는 흐름을 캔버스 위에…정직성 '기계 The Mechanic'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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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공 남편 격려 기계·車 부품 다양한 물성, 촘촘 또는 과감한 붓질로 표현

정직성 작
정직성 작 '201443'
작품 앞에 선 정직성 작가
작품 앞에 선 정직성 작가

연립주택과 공사장, 기계, 그리고 자연물 등 네 가지 주제의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주변 환경과 공간을 회화적 언어로 풀어내고 있는 정직성 작가의 개인전이 리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기계 The Mechanic'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남편의 일터를 오가며 영감을 받은 새로운 기계 연작을 선보인다. 정 작가는 "제 회화의 특성이자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그림을 삶의 위나 아래에 놓지 않고 '다른 삶의 상황들 사이에 나란히 놓고 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작가가 예술을 신성시하거나 예술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온전히 감내하고 살아내는 삶의 여러 조건 중의 일부이자 생활의 연장선상에 두는 예술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연립주택과 공사장 시리즈가 40대 초반의 정 작가가 40여 차례나 이사를 다닐 수밖에 없었던 삶의 조건과 상황들 속에서 탄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기계 시리즈 또한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엔진 전문 정비사인 배우자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기계와 함께 '정비공'을 뜻하는 'The Mechanic'이란 제목을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남편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과 격려의 의미가 담겨 있다. 젊은 시절부터 장인에 버금가는 손노동의 달인이 될 만큼 오랫동안 몸담아 온 남편의 작업장이 최신 컴퓨터로 무장한 고급 프랜차이즈 공업사의 등장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 문을 닫게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격려의 마음이다.

정 작가는 작품에서 공간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여준다. 특히 공간 속을 흐르는 기, 특히 생활의 흐름에서 나오는 기를 기계와 공간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표현한다. 그리 아름답지도 않고 오히려 차갑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갖가지 기계와 자동차 부품은 때로는 넓고 과감한 붓질로, 때로는 짧고 가는 필체를 통해 촘촘히 혹은 느슨하게 연결돼 다양한 물성을 드러내며 마치 인간의 장기와 같은 따뜻한 생명체로 탈바꿈시킨다. 이를 아우르는 공간 그 자체도 채움과 비움의 팽팽한 긴장감을 통해 그 존재성을 드러낸다.

전시를 기획한 성신영 디렉터는 "정 작가의 작품 속에 펼쳐진 자동차 부품들은 기계공인 남편뿐만 아니라 노동자 혹은 회사원 등 대다수 고용자의 알레고리로서 어느 부품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누락되면 자동차로서 온전히 기능하지 못하듯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즉 세상을 연결하고 연동하는 각각의 개별적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한 찬미"라고 말했다. 12월 30일(토)까지. 053)424-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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