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비롯한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의혹으로 29일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우병우 전 수석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그는 검찰에 출석해 조사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4번째 섰다"며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또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혐의에 관해서는 "검찰에서 충분히 밝히겠다"고 했다.
우병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지시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박민권 1차관 등 문화체육관광부 등 고위 간부들,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을 불법사찰한 혐의(직권남용 등)를 받는다.
앞선 검찰 조사에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은 우병우 전 수석이 전화로 지시해 이 전 특별감찰관 등의 뒷조사를 하고 내부 보고 없이 우병우 전 수석 측에 비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역시 검찰에 나와 우병우 전 수석에게 사찰 동향을 보고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특히 검찰은 우병우 전 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 중이던 이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한 것은 정상적인 공직 기강 점검이 아니라 본인의 개인 의혹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민정수석의 막강한 권한을 남용한 사례로 본다.
앞서 우병우 전 수석은 넥슨과의 강남역 인근 땅 고가 거래 의혹, 아들 운전병 특혜 의혹등 개인 비리 의혹과 국정농단 개입 혐의로 작년 가을부터 검찰 '우병우 특별수사팀', 박영수 특별검사팀, 검찰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차례로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세 차례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이번이 네번째 소환조사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우병우 전 수석을 조사하고 나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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