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다고 하니 대구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제1야당 대표가 험지를 택하지 않고, 안방 격인 대구에 안착하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만큼 이를 곱게 볼 시민은 많지 않다. 최근 들어 지역에서 홍 대표의 대구행을 지지하는 기자회견과 발언 등이 이어지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대구 북구의 한국당 소속 광역'기초의원 20명은 홍 대표의 대구 입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니 지역 여론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이들은 "최근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없고, 지역 리더의 부재로 지역 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민심을 중앙에 반영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3월 탄핵 직전까지 대구 출신 대통령이 있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는데, 책임 있는 분들의 논리치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이들이 홍 대표를 환영하는 것은 자유의지다. 문제는 지방의원이라면 당연히 지역 민심을 살피고, 지역민의 이해관계를 앞세워야 할 터인데, 그런 모습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문제나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강행한 기자회견일 수 있지만, 민의를 살피지 못했다는 점에서 보기 흉한 장면임이 틀림없다.
김상훈 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며칠 전 홍 대표의 대구행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으로 눈총을 받았다. 이렇다 보니 한국당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중앙당 눈치나 살피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
대구의 바닥 민심은 홍 대표의 대구행을 냉소 정도가 아니라 혐오하는 수준이다. 여론 주도층은 당연히 그런 감정을 갖고 있고, 시민들의 반응도 일주일 전의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잘 드러났다. 대구행을 찬성하는 여론은 13%에 불과했고, 대다수는 서울지역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거나 당 대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의 바람은 홍 대표가 비장한 자세로 험지에 나가 한 명의 지지자라도 더 확보해 위기의 한국당을 견인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의 정도이고 대의다. 홍 대표와 그의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은 대구에서 무임승차하려 하지 말고 마음을 바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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