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독감이 맹위를 떨치면서 겨울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영화관이나 키즈카페, 백화점 문화센터는 평소보다 이용객이 크게 줄었고, 식당들은 잇따른 모임 취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대구 중구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신작 영화가 개봉하는 날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관람객 중 상당수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250석 규모의 상영관은 100여 석이 빈 상태로 영화가 상영됐다.
키즈카페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뚝 끊겼다. 면역력이 약한 자녀에게 독감이 옮을까 걱정한 부모들이 외출을 꺼려서다. 평소 주말이면 100여 명의 아이들이 찾는 달서구 월성동 한 키즈카페는 절반 가까이 이용객이 줄었다. 이곳 송모(32) 대표는 "다른 이용객에게 독감이 옮을까 봐 체온이 37.5℃가 넘으면 입장을 제지하고 돌려보낸다"고 했다. 여성과 어린이 방문객이 많은 백화점 문화센터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모(27'달서구 월성동) 씨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는 독감 때문에 되도록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 모임을 피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박모(29) 씨는 한 달 전에 약속했던 모임을 취소했다. 참석자 중 2명이나 독감에 걸려 꼼짝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아서다. 박 씨는 "약속 시간을 불과 이틀 앞두고 일행으로부터 도저히 나가지 못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정식 전문점은 24명의 단체 예약이 취소되는 피해를 봤다. 이 업소 관계자는 "가족 모임을 갖겠다던 예약자가 집안 어르신이 독감에 걸렸다며 모임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병의원과 각 구'군 보건소는 독감 환자나 예방접종 희망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14일 직장인 장모(35) 씨는 오전 6시부터 달서구 한 아동병원 앞에 줄을 섰다. 장 씨가 새벽부터 줄을 서 받은 대기표는 47번. 이날 진료 접수는 오전 10시에 모두 마감됐다. 장 씨는 "진료 대기실에 마스크를 낀 사람이 워낙 많아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진료를 받았다"고 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독감 백신이 떨어져 예방접종을 중단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대구시내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독감 환자가 지난겨울보다 50% 이상 늘면서 확보해둔 백신이 떨어졌다. 백신을 구하는 대로 다시 예방접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대구의 독감 의심환자 수는 외래환자 1천 명당 75.6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주를 전후해 독감이 최고조에 다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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