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은 1박 2일간 서울과 강릉의 공연장을 부지런히 돌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현 단장 일행의 방남은 21일 본격 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주목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직접 왕래의 신호탄이자 문재인 정부 들어 북측 인사가 남측 땅을 밟은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의 방남은 북한의 전격적인 '중지' 통보로 하루 늦춰지는 곡절까지 겹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현 단장 일행이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닫혀 있었던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온 것도 시선을 끄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현 단장 일행은 말 그대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사전점검단의 임무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오전 9시쯤 군사분계선을 넘은 이후 움직이는 곳마다 카메라가 따라붙었지만 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강릉과 서울의 공연장 시설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
이들은 방남 직후 서울에서 KTX를 타고 강릉으로 넘어가 두 곳의 공연장을 둘러본 뒤 다음 날인 22일 오전 서울로 돌아와 오후에 세 곳의 공연장을 점검하며 바쁘게 돌아다녔다. 이 가운데 강릉아트센터에서 2시간 30분, 서울 국립극장에서 1시간 20분을 머무르며 꼼꼼하게 시설을 체크했다. 나머지 황영조기념체육관과 장충체육관 등에서 10∼15분 정도만 머무른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에 따라 이 두 곳이 북한 예술단의 공연장소로 낙점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공연장 점검 과정이 취재진에게 짧게나마 공개된 국립극장에서 현 단장은 조명이 어디 있는지,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지 등을 극장 관계자에게 문의하는 등 직접 점검 과정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 단장은 취재진이 여러 차례 방남 소감이나 공연장을 둘러본 느낌 등을 물었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취재진에게는 방남 이틀째에야 먼저 인사하자 '안녕하십네까'라고 인사를 한 것이 전부였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에서) 차분하게 실무 점검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다"고 전했다.
현 단장은 시민들이 강릉역과 공연장 주변에서 박수를 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큰 관심을 보일 때는 간간이 손을 들어 답례하기도 했다. 우리 측 관계자에게 "강릉시민들이 따뜻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로 다시 떠나기 위해 22일 오전 강릉역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이 손을 흔들자 미소를 지으며 손인사로 응답하면서 "강릉 시민들이 이렇게 환영해주는 걸 보니 공연을 성과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서울과 강릉을 오가며 공연장 5곳을 둘러보는 일정을 마무리한 현 단장 일행은 이날 오후 저녁 식사를 위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로 향했다. 귀환 경로와는 반대 방향이어서 의아하다는 반응도 일부에서 나왔는데, 워커힐호텔을 140여 명 규모의 예술단 숙소로 사용 가능한지 점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커힐호텔은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 경호의 편리성 등으로 과거 북측 인사들의 방남 시 숙소로 자주 활용돼왔다.
현 단장 일행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왔던 길을 되짚어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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