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단일팀 과정 불공정성에 분노
文정부 젊은지지층들 배신감 느껴
올림픽 이후 北-美평화협정說 솔솔
북 핵 보유한 '핵동결' 누가 동의할까
평창동계올림픽이 열흘 남짓 남았다. 평생에 다시 보지 못할 세계적 스포츠 축제인데 88올림픽, 2002월드컵 때와는 달리 축제 분위기보다 이념적 국론 분열이 팽배하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조건부 올림픽 참가를 표명하며 시작된 일련의 판문점회담 이후 현송월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방남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 다수의 심정은 이전과는 달리 편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반도기, 단일팀 등을 바라보는 2030세대의 시각은 실망 수준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이들의 지지에 힘입어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문재인 정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0%대 수준의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다.
집권 초반부터 일자리 정책, 최저임금, 정규직화, 문재인케어, 아동수당, 주거공급 등의 정책으로 젊은 층의 정책 요구를 적극 반영해온 문 정권이 남북 문제에서 실책을 범한 것이다. 사실 2030세대의 불길한 이탈 징조는 12월 중순께 가상화폐에 대한 오락가락 정책 발표와 2030세대의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원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집권 후 가상화폐가 10배 이상 뛰도록 방치하다가 뒤늦게 180도 턴한 규제 정책을 실시한다하니 '기회균등과 경쟁의 공정이 정의'라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가 무색해 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실에 민감한 2030세대가 핵과 미사일로 남한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에 아무런 변화 약속도 받아내지 못하고 올림픽 참가를 애원하고 고작 악단 단장에 불과한 현송월을 여왕 대접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3년 3개월을 노력하며 출전권을 따낸 여자아이스하키팀에 한마디의 설득도 없이 남북 단일팀을 통보하는 모습에서 2030세대는 과정의 불공정성에 분노를 느꼈다. 남북이 각자의 깃발로 출전하면 될 일을, 고작 선수 20명에 500명에 가까운 체제 선전대를 보내고 애써 한반도기로 개폐회식을 치르는지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억지 춘향식 '민족, 통일, 평화 반전 지상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1980, 90년대에 태어난 전후 세대이다.
그들은 북한 주민들을 굶기면서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남한의 생존을 협박하며 뒤늦게 남의 잔치에 숟가락을 올리며 평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어 가는 김정은의 행동에 분노하며, 전형적인 부모 잘 만난 금수저 3세의 슈퍼 갑질 횡포를 김정은에 투영한 것이다.
지금 미국과 일본 등 우방은 올림픽을 이용해 한미군사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배치 반대와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완화하려는 한국정부의 일방적 대북 구애 노력을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평창에 오는 미국 펜스 부통령과 일본의 아베 총리는 김정은의 선전무대가 되어가는 평창올림픽을 막기 위해 평창에서 북의 선전에 맞서 북에 대한 압박을 벼르고 있다 한다.
미중일 등의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대화 교류와 올림픽 참가로 북의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고 확신한다. 북의 비핵화는 결국 '북한 체제 교체와 격변'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인식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올림픽 후 남북 간의 극적인 이벤트와 대화 진전으로 남북 간, 북미 간 본격적인 대화가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나 홀로 확신하고 있다. 그 방법론은 '평화협정'이다.
북미 간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꾸고 상호 수교하며 불가침협정을 맺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는 주한미군의 지위 변동을 수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측의 일방적 주장이었는데 현 정부에서도 평화협정 시안을 이미 만들었고 법적인 검토까지 끝냈다고 한다. 나아가 시민종교단체 등에서 평화협정 천만인 서명운동까지 받고 있다.
문제는 비핵화가 아닌 북핵 보유를 인정하는 의미에서의 '핵 동결'을 전제로 한 평화협정이라는 데 있다. 과연 합리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2030세대는 핵과 미사일로 한국과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이 핵 보유를 한 채로 북미 간에 평화협정을 맺는 것을 동의할 수 있을까? 그리고 미국은 과연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대화로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것은 '축제가 끝나면 모든 것이 현실로 돌아간다'는 단순한 진리를 외면하는 것만큼 위험한 발상이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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