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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 3호선 차량기지 간이역사 만들어주세요"…북구 동호마을 주민들 신설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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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대부분이 노인 종점까지 20분, 걸어야 도착 서리지 개발 땐 수요 충분"

대구도시철도 3호선 칠곡차량기지 인근에 위치한 동호마을 주민들이 차량기지에 간이역사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3호선 종착역인 칠곡경북대병원역을 지난 열차가 궤도를 변경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서 있다. 오른쪽에 차량기지 건물이 보인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칠곡차량기지 인근에 위치한 동호마을 주민들이 차량기지에 간이역사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3호선 종착역인 칠곡경북대병원역을 지난 열차가 궤도를 변경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서 있다. 오른쪽에 차량기지 건물이 보인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지난 19일 오후 대구 북구 동호동. 도시철도 3호선 종점인 칠곡경북대병원에서 모노레일 교각을 따라가자 철조망 너머 칠곡차량기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바로 옆 저수지인 '서리지'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공사 차량을 제외하면 인적이 뜸했다. 멀고 삭막한 이곳에는 오는 2019년까지 수변생태공원이 조성된다.

서리지 주변 동호마을에는 106가구, 205명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다. 차가 없으면 20분을 걸어야 도시철도역에 다다를 수 있고, 시내버스 정류장도 마을에서 500m나 떨어져 있다.

주민 도기동(66) 씨는 "3호선 종점까진 젊은 사람도 15분을 걸어가야 하는 거리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데 아플 때마다 택시를 탈 수도 없고 20~30분을 걸어 다니기 힘에 부친다"고 푸념했다.

올 초부터 서리지 수변생태공원 조성 공사가 시작된 가운데 3호선 칠곡차량기지에 역사 신설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3호선 노선이 확정된 10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수요 부족으로 무산됐던 역사 조성 요구는 지난 1월 북구청이 112억원을 투입해 '서리지 생태공원' 조성에 나서면서 다시 커지고 있다.

주민 홍대흥(71) 씨는 "역사 건립은 3호선 차량기지를 만들 때 주민들 승낙 조건이었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다. 역사가 생겨야 서리지 수변공원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이전 요구가 일고 있는 대구운전면허시험장 유치 주장도 조심스레 나온다.

대구시는 교통 수요를 늘릴 만큼 확실한 주변 개발안 없이는 역사 신설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역사 건설 비용은 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3호선 노선 확정 당시 동호동 일대에 대한 여러 개발계획이 제시됐지만 확정되지 않아 기획재정부를 설득하지 못했고, 지금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역사 신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 박사는 "교통 인프라가 생긴 후 주변 개발이 촉진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전동차 추가 확보 문제도 일부 열차만 종점까지 가는 방식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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