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는 스위스 그라우뷘주(州)에 있는 인구 1만여 명의 작은 산골 마을이다.
해발 1,575m의 고산지대에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유럽의 지극히 평범한 마을이다. 이런 다보스를 전 세계 지도자와 오피니언 리더들의 뇌리에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가야 할 곳'으로 각인시키며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니게 한 행사가 바로 '다보스 포럼'(Davos Forum)이다.
올해로 마흔여덟 번째를 맞은 다보스 포럼은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의 통칭으로, 지난 1월 23~26일 '분열된 세계에서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포럼 기간에 글로벌 경제'정치'외교 등 여러 이슈에 관해 약 400개 세션이 열렸다.
나흘 동안 스위스의 산골 마을 다보스에는 3천 명이 넘는 외지인들로 붐볐다. 올해 다보스 포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다보스를 찾는다는 뉴스로 시작 전부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대통령, 총리, 국제기구 수장 등 70여 명의 국가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정치, 경제, 문화, 언론 등 각 분야 주요 인사가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삼성, SK, 한화 등 재벌그룹의 CEO들이 참석했다.
스위스 다보스와 대한민국 청송은 지정학적, 사회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별로 내세울 게 없는 산골 마을임에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창출했다는 점이다.
인구 2만6천 명의 작은 산골 마을 청송은 국제슬로시티,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개최에 이어 지난해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는 등 브랜드 명성을 차곡차곡 다져나가고 있다. 또한 코엑스(COEX), 엑스코(EXCO) 같은 컨벤션센터도 없이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시골형 마이스(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 산업도 알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런 청송이 '한국판 다보스 포럼'을 꿈꾸며 '청송 포럼'을 야심 차게 기획하고 있다. 청송군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제로 이달 29~31일 한국, 영국, 이탈리아, 호주, 일본 등 여러 나라 전문가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청송 포럼을 개최한다.
지오파크, 슬로시티, 기후변화, 지오 투어리즘 등 4개 세션에 걸쳐 각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게 될 청송 포럼은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국제슬로시티라는 자원의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송만의 정체성을 확립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자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또 청송이 가진 특화된 투어리즘 모델을 정립해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및 MICE 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한다는 것이다.
청송 포럼은 특히 기후변화 세션을 만들어 '기후변화와 농업의 대처'란 주제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기후문제가 삶과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청송 포럼은 '지방 소멸'이란 국가적 과제에도 해법을 제시할 전망이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혜와 방법을 모색, 도시민의 농촌 U턴을 유도함으로써 지방을 활성화하는 상생전략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청송 포럼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본부, 국제슬로시티연맹 등 국제기구와 협업을 통해 지방도시의 국제화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글로컬 포럼'의 대안으로 자리 잡는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48년 전 시작한 다보스가 연륜을 쌓으며 성공했듯 올해 첫발을 내딛는 청송포럼이 '한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우뚝 설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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